이길한 신세계인터내셔날 화장품(코스메틱)부문 대표이사가 고급 한방화장품에서 LG생활건강, 아모레퍼시픽 등을 따라잡기 위한 본격적 행보를 시작했다.
이 대표는 기존 한방화장품 고객을 겨냥한 공격적 마케팅을 통해 ‘연작’의 인지도와 매출을 단기간에 끌어올린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 이길한 신세계인터내셔날 화장품부문 대표이사. |
18일 화장품업계에 따르면 이 대표가 한방화장품 ‘연작’을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새로운 주력 브랜드로 키우기 위해 대대적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11일부터 30일까지 20일 동안 기존 한방화장품 브랜드(설화수, 후, 동인비)의 크림이나 에센스 공병을 가져오면 11만 원 상당의 연작 ‘전초 컨센트레이트’로 교환해주는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 본점, 센텀시티, 강남, 대구신세계 매장 등 4곳에서 하루에 100개씩 주는 것을 고려하면 모두 8억 원 이상의 제품을 제공하는 것이다.
연작은 신세계인터내셔날이 2018년 10월 내놓은 고급 한방화장품 브랜드로
정유경 신세계 총괄사장이 직접 브랜딩해 ‘
정유경 화장품’이라고도 불린다.
연작의 경쟁상대는 LG생활건강의 ‘후’와 아모레퍼시픽의 ‘설화수’다.
설화수와 후는 모두 고급 한방화장품 브랜드로 각각 1997년, 2003년 출시됐는데 중국 소비자들에게 큰 인기를 얻으며 각 기업의 효자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 2018년 면세점에서 가장 많이 팔린 화장품 브랜드 1위는 후, 2위는 설화수였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이 뒤늦게 연작을 론칭한 것은 한방화장품을 즐겨 사용하는 중국 소비자를 놓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중국 한방화장품의 잠재시장 규모는 최소 200억 위안(약 3조4622억 원)에 이르며 연평균 10~20%씩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 대표는 연작이 한참 후발주자인 만큼 출혈경쟁을 감수하고 인지도를 확보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이번에 연작 화장품으로 교환해주는 공병을 백화점 한방화장품 브랜드 제품으로 제한한 것도 후, 설화수와 비교해 품질 등에서 자신감이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연작은 한방화장품이지만 한방원료 특유의 향과 끈적임을 줄여 젊은 층도 거부감 없이 사용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이 대표는 대대적 마케팅으로 2020년 연작 매출을 1천억 원까지 확대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연작의 시장 안착이 쉽지만은 않을 것이란 시선도 나온다.
설화수와 후는 백화점, 면세점 등의 유통채널뿐만 아니라 방문판매를 통해 형성된 소비자층이 두텁다. 반면 연작은 중국 오프라인 판매처가 없고 국내 판매처도 아직 5곳에 불과해 판매 확대에 한계가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 관계자는 “올해 안에 연작의 국내 판매처를 10곳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며 “중국에서는 현재 온라인쇼핑몰을 통해 판매하고 있으며 향후 오프라인 매장을 여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연작의 차별성을 명확히 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연작은 경쟁 브랜드와 비교해 젊은층을 공략한다는 차별성이 있긴 하지만 단순히 제형이나 사용감의 차이만으로는 소비자를 끌어들일 수 없다는 것이다.
그동안 수많은 화장품기업들이 한방화장품 브랜드를 내놓았지만 설화수와 후의 아성을 뛰어넘지 못한 것도 결국 차별화에 실패해 인지도를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박종대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럭셔리(고급) 브랜드 가운데 후와 설화수를 향한 기대는 여전히 유효하지만 연작은 쉽지 않다”며 “무엇보다 연작은 국내에서 브랜드 인지도가 전무하다”고 분석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