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국내 자동차시장에서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의 희비가 엇갈렸다.
현대차는 상반기 내수시장에서 지난해 상반기보다 판매량이 줄었다. 반면 기아차는 같은 기간 판매량이 크게 증가했다.
현대차와 기아차의 내수시장 판매량 격차는 지난해 22만 대였지만 이 격차가 올해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 상반기 기아차 RV로 승승장구
2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상반기에 국내에서 33만6천여 대의 차량을 판매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판매량이 3%가량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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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충호 현대차 사장. |
반면 기아차는 상반기 판매량이 10.9% 늘었다.
두 회사의 판매량 격차도 지난해 상반기 12만7천여 대에서 올해 상반기 9만3천여 대로 크게 좁혀졌다.
현대차와 기아차의 희비는 RV(레저용 차량)에서 갈렸다.
기아차는 쏘렌토, 스포티지, 모하비 등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는 물론이고 카니발과 카렌스 등 미니밴도 판매하고 있다.
상반기 쏘렌토는 3만9천여 대, 카니발은 3만3천여 대 팔리며 전체 기아차 판매량의 30% 가까이 차지했다.
쏘렌토와 카니발은 모두 2014년 완전변경 모델이 출시됐지만 지금까지도 매우 높은 판매량을 유지하고 있다.
신형 쏘렌토는 2014년 8월 출시돼 나온 지 1년이 다 되어 가지만 6월 한 달 동안 7200여 대나 팔렸다. 6월 초 부분변경 모델이 출시된 싼타페의 판매량(9천여 대)과 격차가 크지 않다.
신형 카니발 역시 2014년 6월 출시됐지만 지난 6월 6400여 대 판매되며 인기를 누리고 있다.
쏘렌토와 카니발은 2014년 둘이 합쳐 8만여 대 가까이 팔리며 기아차의 전체 판매량을 이끌었는데 올해 상반기까지 둘이 합쳐 7만 대가 넘게 판매됐다.
기아차 스포티지도 상반기 1만7천여 대 판매됐고 대형 SUV 모하비도 6500여 대 팔리며 제몫을 했다.
◆ 하반기 판매격차 줄어들까?
하반기에도 기아차의 판매전망은 밝다.
기아차는 7월15일 신형 K5를 출시한다. K5는 한동안 부진했던 K시리즈의 부활을 이끌 것으로 기대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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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형근 기아차 부회장. |
기아차는 신형 스포티지도 하반기 출시한다. 스포티지는 지난해 4만8천여 대 팔려 기아차 SUV 가운데 가장 많이 팔렸다.
올해 스포티지의 판매량이 완전변경 모델 출시를 앞두고 잠시 주춤한 만큼 신형 스포티지가 출시되면 기아차의 전체 판매량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는 지난 6월 출시한 싼타페의 부분변경 모델 ‘싼타페 더 프라임’이 하반기 현대차의 SUV 판매를 이끌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싼타페 더 프라임은 출시 직후부터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싼타페 더 프라임의 인기에 힘입어 싼타페는 지난 6월 전달보다 66%나 증가한 9천여 대 판매됐다.
하지만 신형 투싼의 판매량이 떨어진 점은 현대차로서 아쉬운 부분이다.
신형 투싼은 지난 3월 출시돼 4월 8600여 대까지 판매됐지만 5월 판매량이 6200여 대로 떨어졌다. 신형 투싼은 이어 6월 4700여 대 판매되는 등 뚜렷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현대차는 상대적으로 약하다는 평가를 듣는 레저용 차량 대신 현대차의 주력모델들을 연이어 출시하며 하반기 반등을 꾀하려 한다.
현대차는 하반기 쏘나타 1.6 터보와 1.7 디젤, 플러그인하이브리드를 출시하고 신형 아반떼도 출시한다.
현대차와 기아차의 판매량 격차가 좁혀지면서 하반기 두 회사의 경쟁도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차를 판매하는 영업과 신차를 기획하는 상품기획실을 별도로 두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