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토 백화점이 역사 속으로 줄줄이 사라지고 있다.
경남 창원시에 있는 대우백화점이 1일부터 롯데백화점으로 바뀐다. 이로써 전국에 ‘대우’라는 이름을 지닌 백화점은 존재하지 않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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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우백화점 전경. |
충북 청주시에 있는 흥업백화점도 이날 폐점 운명을 맞게 됐다.
대우백화점이 1일 ‘롯데백화점 마산점’으로 간판을 바꿔 달았다. 대우상품권과 대우포인트 등 대우백화점 고객혜택은 7월 말까지 유효하다. 그 뒤로 롯데상품권과 롯데포인트로 교환된다.
롯데백화점 마산점은 고객 휴식공간과 화장실, 서비스라운지 등을 재정비한 뒤 8월 또는 9월경 정식으로 문을 연다.
대우백화점은 지난 19년 동안 마산지역 시민들 성원에 힘입어 힘든 시기를 이겨내 왔다.
대우백화점은 1997년 11월 문을 열자마자 일주일 뒤 외환위기가 터졌다. 2년 뒤 대우그룹이 워크아웃에 들어갔다. 대우백화점은 2010년 모기업 대우인터내셔널과 함께 포스코그룹에 넘어갔다.
롯데백화점이 대우백화점 마산점을 인수하면서 롯데백화점의 창원지역 백화점 시장점유율은 64.2%에 이르게 됐다.
이에 따라 롯데백화점이 지역상권을 독점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공정거래위원회는 기업결합 심사를 수개월 동안 연기했다.
공정위는 지난 5월에야 롯데백화점에 창원지역 입점 납품업체에 ‘3년 동안 수수료 인상 금지’를 조건으로 기업결합을 승인했다.
청주지역 유일한 향토 백화점이었던 흥업백화점도 이날 25년 만에 문을 닫았다.
흥업백화점에 입점한 80개 업체와 30여 명의 직원들도 백화점을 떠나게 됐다.
흥업백화점은 1990년 문을 열고 ‘진로백화점’과 함께 청주의 양대 쇼핑몰로 이름을 날렸다. 그러나 1995년 부도가 난 뒤 16년 동안 법정관리를 받았다.
흥업백화점은 2011년 LS그룹 계열사인 LS네트웍스에 135억 원에 매각됐다. 그러나 청주에 대형유통업체가 하나둘 들어서면서 경영난을 극복하지 못해 지난 4월 신생 유통회사인 건동에 다시 매각됐다.
흥업백화점이 다시 문을 열지는 불투명하다. 청주에서 백화점과 아울렛의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이다.
흥업백화점을 인수한 건동은 건물 리모델링을 거쳐 오는 10월 패스트패션 전문매장으로 재개장한다는 기본구상만 내놓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계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