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가 인공지능을 활용해 ‘맥락까지 파악해 대응할 수 있는’ 수준의 챗봇(대화로봇) 개발에 들어간다.
카카오는 챗봇으로 주문, 결제 등의 업무를 할 수 있는 비즈니스를 본격화해 소상공인 사업자를 끌어모으는 방법으로 카카오 플랫폼의 영향력을 키운다는 계획을 세웠다.
2일 카카오에 따르면 사내독립기업(CIC) ‘카카오 AI랩’은 사용자의 맥락까지 파악해 말을 건넬 수 있는 수준의 인공지능을 개발하는 ‘디플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김병학 카카오 AI랩 총괄 부사장은 최근 ‘if 카카오 개발자 콘퍼런스’에서 “사용자가 하는 말의 맥락까지 이해한 뒤 말을 건넬 수 있는 인공지능 엔진을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김 부사장은 “이를 통해 전화예약 등의 업무를 할 수 있고 더 나아가 사람과 사람, 기업에서 이뤄지는 커뮤니케이션 상황 등 복잡한 상황에서까지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카카오는 고도화된 인공지능 엔진을 개발하면 소상공인들이 고객응대 등에 활용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사용자의 말이 챗봇에 입력돼 있지 않더라도 대화의 맥락을 파악해 말을 이해할 수 있는 수준까지 개발하면 충분히 가능하다는 것이다.
챗봇이 주문을 맡게 되면 소상공인 사업자는 고객 응대 등을 제외한 본업에 집중할 수 있다. 소비자도 매장에 줄을 서거나 기다릴 필요없이 좌석에서 모바일을 통해 간편하게 주문 및 결제를 할 수 있다.
카카오는 대화로봇 개발에 속도를 내면서 하반기에 챗봇 등의 편의성을 더욱 높여 소상공인들을 대거 끌어모을 계획을 세웠다.
하반기부터 카페, 식당, 소호몰 등 소상공인들이 챗봇을 본격적으로 사업에 적용할 수 있도록 챗봄 입점 모델을 선보인다. 챗봇 비즈니스에 입점하게 되면 챗봇을 별도로 설계할 필요없이 메뉴, 가격, 상품이름 등 필요한 정보만 입력하면 매장에서 사용할 수 있다.
현재 카카오가 운영하는 ‘카카오 헤어숍’이 챗봇을 활용해 성과를 내는 대표적 플랫폼사업이다. 카카오헤어숍은 카카오 자회사 하시스가 운영하고 있는 미용실, 네일샵 예약서비스다.
2016년 7월 서비스를 시작해 지금까지 모두 5천여곳의 미용실, 네일샵 등이 입점해 있다. 거래금액도 매년 2배씩 늘어나고 있다. 올해 거래금액은 12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카카오 헤어숍에 입점한 한 디자이너는 “고객 가운데 70% 정도가 카카오 헤어숍을 통해 온다”며 “특히 챗봇이 굉장히 잘 돼 있어서 손님을 맞이하는 데 좋다”고 말했다.
카카오는 플랫폼을 활용한 수수료, 광고비 등을 통해 가파른 실적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2분기 카카오는 연결기준 매출 7330억 원, 영업이익 405억 원을 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24%, 영업이익은 47% 증가했다. 상반기 누적 영업이익이 지난해 전체 영업이익의 93%에 이르렀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정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