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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기아차, 유럽 환경규제 강화에 작은 친환경차 전동화로 공략

남희헌 기자 gypsies87@businesspost.co.kr 2019-09-02 13:4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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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가 유럽에서 ‘작고 인기있는 차'의 친환경차 모델로 지배력 확대를 위한 고삐를 당긴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실용성을 중요시하는 유럽 맞춤형 친환경차량을 대거 현지에서 생산하겠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는데 유럽연합(EU)의 환경규제 강화와 맞물려 판매에 힘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현대차 기아차, 유럽 환경규제 강화에 작은 친환경차 전동화로 공략
▲ 현대자동차 '코나EV(일렉트릭)'.

2일 현대차그룹 관계자들에 따르면 현대차와 기아차가 유럽에서 친환경차 판매를 확대하기 위해 2020년부터 현지에서 생산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현대차는 현재 국내에서 생산해 유럽으로 수출하고 있는 코나EV를 내년 하반기부터 체코 공장에서 직접 생산하는 방안을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아차도 현지 전략형 차량인 씨드의 플러그인하이브리드 모델을 슬로바키아공장에서 생산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진다.

현대차와 기아차 모두 친환경차의 유럽 현지생산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해외생산은 모두 노조와 논의가 필요한 사항이기 때문에 향후 합의를 통해 생산량과 생산시점 등이 구체적으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기아차의 발걸음이 빨라지는 이유는 유럽연합이 내년부터 환경규제를 강화하는 데 따른 것이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4월 회의를 통해 2020~2021년 유럽 자동차산업의 평균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기존 130g/km에서 95g/km로 줄이기로 확정했다.

유럽의 환경규제는 미국과 중국 등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강도가 낮았지만 내년부터는 규제 수위가 한층 엄격해진다. 유럽연합은 이산화탄소 배출량 기준을 2023년까지 62g/km, 2050년까지 10g/km로 계속 낮춰가기로 했다.

이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완성차기업은 차 1대당 1g/km마다 95유로가량의 벌금을 물어야 해 현대차와 기아차를 비롯한 주요 자동차기업의 친환경차 전환에 속도가 붙게 될 수밖에 없다.

현대차와 기아차의 움직임을 보면 유럽에서 인기있는 차종의 전동화를 통해 환경규제에 대응하면서 판매에 힘을 싣겠다는 전략을 세운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차의 코나EV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유럽에 본격적으로 판매되기 시작했는데 이미 인기차종으로 자리매김했다.

현대차가 유럽에서 1~7월 판매한 코나EV는 모두 1만3022대다. 월 평균 1860대씩 팔린 것으로 코나 내연기관차 판매량의 3분의 1에 해당할 정도로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

코나EV는 미국 환경보호청(EPA) 기준으로 1회 충전 때 415km를 주행할 수 있어 시장 인지도가 높아지고 있는데 현지생산이 결정되면 고객 수요에 대응하는 일이 훨씬 쉬워진다. 

기아차도 현대차와 마찬가지로 소형차의 전동화에 나선다.

기아차의 준중형차 씨드는 유럽에서 인기가 높은 해치백 스타일로 유럽에서만 한정판매되고 있다. 올해 1~7월에 6만4천 대에 육박하는 판매량을 보이며 스테디셀러인 스포티지와 판매격차를 5천 대 수준으로 좁힐 정도로 자리를 잡았다.
 
현대차 기아차, 유럽 환경규제 강화에 작은 친환경차 전동화로 공략
▲ 기아자동차 '씨드'.

기아차가 씨드를 슬로바키아에서 친환경차로 생산하게 되면 급증하는 친환경차 수요와 환경규제에 모두 대응할 수 있다.

코나와 씨드 모두 실용성을 앞세운 합리적 소비를 지향하는 유럽 소비자에게 많은 인기를 얻고 있는 모델이라는 점에서 현대기아차의 ‘소형 친환경차’ 전략이 시장 점유율 확대에 보탬이 될 가능성이 크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유럽 최다판매모델(베스트셀링카)의 전동화도 검토하고 있다.

현대차는 투싼의 하이브리드와 플러그인하이브리드모델을 체코 공장에서, 기아차는 스포티지의 하이브리드와 플러그인하이브리드모델을 슬로바이카 공장에서 생산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현대차 투싼은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 연속으로 현대차의 유럽 최다판매모델에 올랐다. 스포티지 역시 기아차의 유럽 최다판매모델 자리를 수년 동안 놓지 않고 있다.

인기 차종에 하이브리드와 플러그인하이브리드모델까지 추가하는 것은 그만큼 친환경차를 통한 지배력 확대의 의지가 확고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시장 분석기관 마크라인즈 등에 따르면 유럽의 전기차시장은 2018년 20만 대에서 2019년 35만 대, 2020년 51만 대 수준으로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이브리드와 플러그인하이브리드 차량의 판매 성장률은 전기차에는 못 미치지만 내연기관차와 비교해 고성장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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