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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천NCC, 에틸렌 생산량 늘리지만 가격 하락에 수익성은 기대 못미쳐

박지혜 기자 wisdomp@businesspost.co.kr 2019-08-30 14:5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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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천NCC가 에틸렌사업 수익성을 놓고 고심하고 있다.

여천NCC는 전체 매출의 65%를 차지하는 에틸렌의 생산단가를 낮추기 위해 공장 증설을 추진하고 있는데 제품가격이 지속으로 낮아지고 있는 탓에 기대했던 만큼 수익성 개선효과를 거두기 어려울 가능성이 높다.
 
여천NCC, 에틸렌 생산량 늘리지만 가격 하락에 수익성은 기대 못미쳐
▲ 김재율(왼쪽) 최금암 여천NCC 공동대표이사.

30일 여천NCC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해 7400억 원을 투자한 나프타 분해설비과 2공장 증설이 2020년에 마무리된다.

증설이 완료되면 여천NCC의 에틸렌 생산량은 현재 195만 톤에서 228만5천 톤으로, 부타디엔 생산량은 24만 톤에서 37만 톤으로 늘어난다.

여천NCC는 한화그룹과 대림산업이 각 회사의 나프타 분해시설(NCC)을 50대 50의 지분으로 통합해 만든 회사로 기초원료와 이를 활용한 합성수지 등을 생산하고 있다.

다른 석유화학회사와 마찬가지로 경기상황과 제품 스프레드(제품 가격에서 원재료 가격을 뺀것)에 큰 영향을 받는다.

여천NCC가 추진하는 공장증설도 일정 주기로 호황과 불황을 오가는 석유화학산업에서 규모의 경제를 실현해 생산단가를 낮춤으로써 불황기에 수익성 하락을 방어하려는 시도 가운데 하나로 풀이된다.

하지만 그 시도가 유의미한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 물음표가 찍힌다.

현재 석유화학산업은 세계적으로 불황기에 접어들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에틸렌을 포함한 올레핀족사업부문의 매출이 전체 매출의 65%를 차지하는 여천NCC로서는 그 타격을 더욱 크게 체감할 수밖에 없다.

에틸렌은 ‘산업의 쌀’이라고 불리는 대표적 기초유분 제품인데 최근 미국산 셰일가스를 통해 더 저렴하게 에틸렌을 생산할 수 있게 됐다.

셰일가스를 통한 에틸렌 공급이 급격하게 늘어나면서 에틸렌 가격은 2018년 3분기 톤당 1325달러에서 2019년 8월 넷째 주 831달러 수준으로 40% 가까이 낮아졌다.

여천NCC가 원료로 사용하는 나프타 가격도 1년 전보다 낮아졌지만 에틸렌의 가격 하락폭이 더 커서 에틸렌 스프레드(에틸렌 가격에서 원재료인 나프타 가격을 뺀 것)는 2018년 3분기 466달러에서 올해 8월 둘째 주 370달러 수준으로 축소됐다.

여천NCC의 영업이익률은 2017년 18.6%에서 2018년에는 10.8%로, 2019년 상반기에는 8.8%로 하향세를 걷고 있다.

여천NCC가 추진하는 공장 증설규모가 다른 국내 화학회사들과 비교해 특출나게 크지 않다는 점도 규모의 경제 효과를 보기 힘들다는 시각에 힘을 더한다.

LG화학은 현재 생산능력을 기준으로 약 220만 톤의 에틸렌을 생산할 수 있는데 2021년까지 100만 톤을 추가로 증설한다. 롯데케미칼도 진행하고 있는 증설을 마치면 연간 450만 톤의 에틸렌 생산능력을 보유하게 된다.

더욱 큰 고민은 에틸렌의 가격 하락을 이끄는 공급과잉이 지속될 것이라는 점이다.

국내외 화학기업들 뿐 아니라 GS칼텍스, 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 등 정유사들까지 화학산업으로 영역을 넓히며 에틸렌 생산에
가세해 2018년부터 2023년까지 세계에서 증설되는 에틸렌 생산량은 4448만8천 톤 규모일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석유화학협회에 따르면 2018년부터 2023년까지 세계 에틸렌 수요 증가율은 연평균 3.8%인데 같은 기간 공급 증가율은 그보다 높은 4.6%일 것으로 전망된다. 공급이 수요를 앞지르는 것이다.

공급과잉이 해소되려면 수요가 늘어야 하는데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으로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며 에틸렌 최대 소비시장인 중국을 포함한 세계의 에틸렌 수요가 기대만큼 늘고 있지 않다.

여천NCC도 현재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올해 고부가제품인 스티렌모노머를 생산하는 공장의 정비를 마무리해 생산량을 기존 35만 톤에서 8만.6천 톤을 추가로 더 늘리면 에틸렌의 자체소비 비중은 높아진다. 다만 스티렌모노머 매출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5%에 미치지 못해 전체 수익성에 기여하는폭은 크지 않다.

여천NCC는 2017년 개별 영업이익 1조124억 원을 내며 처음으로 영업이익이 1조 원을 넘어서는 성과를 거뒀다. 그러나 2018년  영업이익 6327억,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 2124억 원으로 큰 폭으로 줄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박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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