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사업이 속도를 내면서 아직 사업자가 결정되지 않은 GTX B와 C노선의 사업권이 어디로 돌아갈지 건설업계의 시선이 모이고 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GTX 3개 노선이 지나가는 지역 모두에서 개발사업을 추진하고 있어 GTX 프로젝트 수주 여부와 관계없이 수혜를 볼 것으로 기대된다.
▲ 김대철 HDC현대산업개발 대표이사 사장.
29일 증권업계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최근 GTX B노선 사업의 예비 타당성 심사 통과를 계기로 HDC현대산업개발이 추진하는 개발사업들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라진성 키움증권 연구원은 “앞으로 진행될 GTX B와 C노선 등 민간투자사업에서 건설투자자(CI)와 재무적투자자(FI) 사이 주도권 싸움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며 “각 노선별로 주요 지역에 자체사업 부지를 보유한 HDC현대산업개발로서는 GTX 사업권을 따내는 일 자체보다 향후 GTX 사업이 차질 없이 진행되는 것이 더욱 중요할 것”이라고 바라봤다.
2018년에 있었던 GTX A노선 수주전에서 재무적투자자가 중심이 된 신한은행 컨소시엄이 사업권을 확보한 사례가 생긴 만큼 앞으로 민간투자사업에서 여러 업체들 사이 수주경쟁은 더욱 심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HDC현대산업개발은 2009년 국토해양부(현 국토교통부)에 GTX사업을 민간투자방식으로 제안한 최초 사업자로 애초 GTX A노선 사업권 경쟁에서 우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됐으나 결국 따내지 못했다.
민간투자사업에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자금조달이 중요해진 상황에서 HDC현대산업개발이 GTX B와 C노선 사업권을 확보할 가능성도 불확실한 것으로 예상된다.
정작 HDC현대산업개발에 중요한 것은 GTX 사업권보다 노선 주변에서 진행되는 개발사업들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주택시공 비중이 70% 수준으로 높고 자체 주택사업도 많아 곧 도입될 민간택지 아파트 분양가 상한제의 영향을 많이 받을 업체로 꼽힌다.
이런 상황에서 하반기 본격적으로 시작될 개발사업들이 더욱 중요해졌는데 앞으로 있을 HDC현대산업개발의 주요 개발사업들은 모두 GTX 노선 주변에서 이뤄지고 있다.
인천 송도에서 시작해 서울역과 여의도, 청량리와 마석까지 이어지는 GTX B노선은 연말 추진되는 ‘인천 용현·학익 도시개발사업’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용현·학익 도시개발은 인천 학익역 주변 공장지대에 1만1821세대 규모의 주거시설을 짓는 사업으로 향후 몇 년 동안 HDC현대산업개발의 먹거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 지역은 민간택지 아파트 분양가 상한제의 영향에서도 비껴가 있다.
GTX A노선은 경기 파주와 동탄을 잇는 사업으로 서울역, 삼성, 성남, 용인 등을 지난다. HDC현대산업개발의 파주 서패동 도시개발사업과 관계가 깊다.
GTX C노선은 경기 양주에서 시작해 의정부, 광운대, 삼성, 수원을 지난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이 노선 주변에서 의정부 주상복합개발과 광운대 역세권개발사업 등을 추진하고 있다.
채상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HDC현대산업개발의 주력 개발사업 모델은 주택에서 역세권 개발로 옮겨가고 있다”며 “주택에서 복합개발, 특히 세계적으로 화두가 되는 역세권 개발로 변화가 2020년 이후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현재 분양가 상한제와 관련해 HDC현대산업개발을 향한 시장의 우려는 지나치다”고 분석했다.
국토교통부는 21일 GTX B노선이 기획재정부 재정사업평가위원회의 예비 타당성 심사를 통과했다고 발표했다. GTX B노선은 2022년 말 착공을 목표로 기본계획수립 등이 진행된다.
GTX C노선은 2018년 12월 예비타당성을 통과했고 이르면 2021년 말 착공에 들어간다. GTX A노선은 2018년 4월 사업자가 선정됐고 같은 해 12월 착공에 들어갔다. [비즈니스포스트 홍지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