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reaWho
KoreaWho
기업과산업  바이오·제약

중소기업 면세점 경쟁, '이종격투기'보다 더 치열

김수정 기자 hallow21@businesspost.co.kr 2015-06-25 19:39:30
확대 축소
공유하기
페이스북 공유하기 X 공유하기 네이버 공유하기 카카오톡 공유하기 유튜브 공유하기 url 공유하기 인쇄하기


서울 시내면세점 경쟁에서 중견·중소기업군은 대기업군보다 경쟁률이 훨씬 치열하다. 무려 14대 1이다.

유통이나 여행업체부터 엔터테인먼트업체, 건자재업체까지 후보군의 면면도 다양하다.

유진기업, 파라다이스그룹, 그랜드관광호텔, 중원면세점, 한국패션협회, ·제일평화컨소시엄, 하나투어, 하이브랜드, 세종호텔, 키이스트 등으로 얼핏봐서 공통점을 찾기 어려울 정도다.

대기업군 경쟁이 입지와 규모, 사회공헌 활동 등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는 반면 중견중소기업 후보들은 관리역량과 마케팅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경쟁이 치열한 만큼 차별화 전략에서 승부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업계간 ‘이종교배’ 양상도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대기업 후보들에 비해 중견중소기업 후보들은 어느 한 곳을 딱 집어 유력후보로 꼽기 어렵다. 저마다 특징점이 엇갈리고 있어 최종 심사결과가 나올 때까지 결과를 점치기 어려워 보인다.

◆ ‘이종교배’ 통한 차별화 전략 양상

하나투어는 에스엠면세점의 최대지분 76.5%를 보유해 이번 경쟁에 뛰어들었다.
 
  중소기업 면세점 경쟁, '이종격투기'보다 더 치열  
▲ 박상환 하나투어 회장.
하나투어는 여행업계 1위라는 점에서 면세사업과 사업적 연계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받는다. 에스엠면세점은 모기업 하나투어의 건물에 면세점을 내기로 해 임차비용을 줄인 점이 강점이다.

면세사업은 고가의 물품을 미리 구매한 뒤 판매하는 사업인 만큼 자본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에스엠면세점은 면세점사업에만 500억 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하지만 최대주주인 하나투어의 재무건전성이 여타 후보들에 비해 좋지 않다는 점은 약점이다. 하나투어는 지난해 말 기준 부채비율이 121.4%로 이번 경쟁에 참여한 유진기업(82.1%)이나 파라다이스글로벌(35.9%)에 비해 높은 것으로 지적된다.

자본력을 기준으로 경영능력을 평가한다면 파라다이스글로벌과 유진기업이 경쟁에서 앞선 것으로 평가된다.

유진기업은 건자재업체로 이번 면세점 입찰에 뛰어들어 주목을 받았다. 유진기업은 여의도 MBC 사옥을 사업지로 선정했다.

유진기업은 재무상황이 나쁘지 않은 편이지만 사업적 연관성이 적다는 점이 약점으로 지적된다.

유진기업은 한류를 활용한 문화 마케팅으로 관광객 유치에 적극 나서려고 한다. MBC 사옥의 스튜디오나 공개홀 등을 복합문화공간으로 꾸며 면세사업과 시너지를 내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유진기업은 또 FNC엔터테인먼트와 손잡고 스타마케팅에도 공을 들이려 한다.

유진기업은 다만 대기업군에서 한화갤러리아의 63빌딩과 사업후보지가 겹친다는 점이 변수가 될 수 있다. 서울에서 모두 3곳을 대상으로 제한경쟁이 펼쳐지는 만큼 상권이 겹치면 두 곳 가운데 하나는 탈락할 가능성이 높다.

◆ 참가기준 둘러싼 논란도 변수

카지노업계를 대표하는 파라다이스그룹은 파라다이스글로벌을 통해 면세사업 철수 5년 만에 재도전에 나섰다. 파라다이스그룹은 면세점 운영경력을 갖고 있다는 것이 강점으로 꼽힌다.

또 파라다이스글로벌은 자기자본비율도 지난해 말 기준 75%로 자금력이 풍부하다. 파라다이스그룹은 올해 안에 부산 카지노 매각을 완료하면 재무구조가 더욱 탄탄해질 것으로 관측된다.

  중소기업 면세점 경쟁, '이종격투기'보다 더 치열  
▲ 전필립 파라다이스그룹 회장.
문제는 파라다이스글로벌이 중소중견기업 조건에 맞는지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는 점이다. 관세청에 따르면 중소중견기업 부문 참여조건은 자산총액 1조 원, 최근 3년 동안 평균 매출액이 5천억 원 이하다.

파라다이스글로벌은 개별 회계기준으로 이 조건을 충족한다. 하지만 연결기준 지난해 매출액이 6762억 원과 자산총계 1조6019억 원이어서 시비가 일어날 수 있다.

이런 논란은 유진기업도 마찬가지다. 유진기업은 개별 회계기준으로 지난해 자산총액 9천450억원, 매출액 4천840억원으로 조건을 충족한다.

그러나 유진기업 역시 재무제표 연결기준으로 지난해 자산총액이 1조2천384억 원으로 참가자격에 논란이 일고 있다.

파라다이스글로벌의 경우 과거 면세사업에서 실패했던 이력도 심사에서 부정적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있다. 파라다이스글로벌은 1986년 서울 중구 장충동에서 면세점 문을 열었다 5년 만에 사업을 철수하는 등 사업권을 2차례 반납한 전력이 있다.

유통업체들 가운데 강남 양재동에 위치한 하이브랜드도 이번 심사에서 어떤 평가를 받을지 주목된다. 하이브랜드는 복합쇼핑몰을 운영하고 있어 면세사업과 연계성이 높다.

하이브랜드는 3300평 규모의 자가 건물을 갖고 있다는 점도 강점으로 꼽힌다. 양재IC와 가깝고 주차시설도 여유로운 편이어서 교통·주차시설에서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

하이브랜드는 경쟁후보들이 대부분 강북을 사업후보지로 내세운 것과 달리 강남 상권에 있다는 점도 강점이다. 하지만 대기업군에서 현대DF와 입지가 겹친다는 점이 변수로 지적된다.

이번 중견중소기업 부문 경쟁에서 흥미로운 대목은 엔터테인먼트 회사들이 직간접적으로 대거 뛰어들었다는 점이다.

스타 김수현씨의 소속사이자 배용준씨가 최대주주로 있는 키이스트는 컨소시엄 지분을 통해 면세사업에 도전장을 냈다.

또 연예기획사인 씨그널엔터테인먼트도 자동차부품업체 삼우와 합작회사 듀티프리아시아를 설립해 옛 한국일보 사옥을 후보지로 내세워 입찰에 뛰어들었다.

중견중소기업은 대기업이 운영하는 면세점에 비해 규모나 운영 등에서 상대적으로 뒤처질 수밖에 없다. 스타마케팅은 이런 약점을 보완하는 차별화 전략이 될 수 있다.

특히 국내 면세점은 중국 관광객 의존도가 70% 가량에 이른다. 중화권에서 인기 높은 배우나 가수 등을 앞세울 경우 승산이 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 면세사업, 장밋빛이기만 할까

중견중소기업의 면세사업에 대한 전망이 장밋빛인 것만은 아니다. 지난 4년 동안 시내면세점 허가를 받았던 곳 가운데 40%가량이 사업권을 반납하거나 취소했다.

중견중소기업들이 면세사업에서 성공할 가능성이 그만큼 낮다는 뜻이다. 대기업들이 독과점을 형성하고 있는 상황에서 해외 고가브랜드 유치나 운영 노하우, 자금력의 한계 등으로 실패할 우려도 높다.

  중소기업 면세점 경쟁, '이종격투기'보다 더 치열  
▲ 유경선 유진기업 회장.
업계 관계자는 “면세사업이 황금알을 낳는 거위라는 인식이 퍼지면서 너도나도 입찰에 뛰어들었지만 자칫 사업에 실패할 경우 큰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경쟁에서 면세점 운영경험이 있는 곳은 중원산업, 그랜드관광호텔, 파라다이스글로벌 3곳이 전부다.

한 면세점 관계자는 “면세사업은 백화점과 달리 재고부담이 커 운영과 관리 노하우가 있어야 한다”며 “중견중소기업의 경우 적어도 100억 원이 넘는 초기 투자비용도 수익에 부담을 안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서울시내 유일한 중소면세사업자인 동화면세점의 경우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대기업 면세점의 절반 수준인 2.4%에 그쳤다.

관세청의 사업자 심사기준은 운영인 경영능력(300점), 특허보세구역 관리역량(250점), 관광 인프라 등 주변환경요소(150점), 중소기업 제품 판매 등 경제사회발전을 위한 공헌도(150점), 기업이익의 사회환원 및 상생협력 노력정도(150점) 등이다.

중소중견기업군의 경우 이 가운데 경영능력과 관리역량이 대기업군에 비해 심사결과에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

최신기사

SK하이닉스 HBM 생산능력 확대, 청주공장에 D램 인력 추가 배치
탄핵 격랑 속 윤석열표 '대왕고래' 시추 탐사 시작, 첫 결과 내년 상반기 나올듯
한덕수 권한대행 정진석 대통령비서실장 만난 뒤 "이제 모든 정부 조직 권한대행 지원 체제"
서울 '악성 미분양' 3년 만에 최대, 청약 경쟁률은 3년 만에 최고치로 '양극화'
한국 조선업 올해 8년 만에 최저 수주 점유율 전망, 중국의 25% 수준
이재명 "국회와 정부 참여 '국정안정협의체' 제안, 소비침체 해결 위해 추경 논의해야"
비트코인 1억4600만 원대 횡보, 국내 정치 불안에 보합세
ICT 수출 4개월 연속 200억 달러 넘어서, HBM·SSD 포함 AI 관련 수요 급증
[속보] 이재명 "한덕수 권한대행 탄핵 절차 밟지 않는다"
[속보] 이재명 "국회와 정부 함께하는 '국정안정협의체' 구성 제안"
koreawho

댓글 (0)

  •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 저작권 등 다른 사람의 권리를 침해하거나 명예를 훼손하는 댓글은 관련 법률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 -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 등 비하하는 단어가 내용에 포함되거나 인신공격성 글은 관리자의 판단에 의해 삭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