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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습기살균제가 낳은 화학물질평가법, 소재 국산화 관련 쟁점 떠올라

조장우 기자 jjw@businesspost.co.kr 2019-08-15 0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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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이 국민 안전이라는 ‘화학물질 등록 및 평가에 관한 법률’의 취지를 훼손한다는 비판을 달래며 화학물질 규제를 완화할 수 있을까?

15일 정부와 민주당에 따르면 핵심 소재부품 등 연구개발(R&D)에 필요한 부분에 한정해 화학물질 취급 등의 인허가기간을 단축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가습기살균제가 낳은 화학물질평가법, 소재 국산화 관련 쟁점 떠올라
▲ 정춘숙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에 대응한 핵심소재 부품과 장비의 자립화를 위해 화학물질등록평가법의 하위법령과 행정지침을 고쳐 기업들을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화학물질등등록평가법은 화학물질을 연간 1톤(신규물질 0.1톤) 이상 제조·수입하면 당국에 신고·등록해 유해성과 안정성을 점검하도록 하는 법률로 최소 15개에서 최대 47개까지 시험자료를 요구한다.

2011년 가습기살균제 사망사건과 2012년 경북 구미 불산 사고가 발생하면서 화학물질 안전을 강화해야 한다는 여론이 조성되자 2013년 제정됐다.

경영계에서는 엄격한 화학물질등등록평가법 규제 때문에 우리나라 기업들이 소재 개발을 포기해왔고 일본 의존도가 높아졌다는 목소리를 많이 내놓아 정부와 여당이 제도 개편에 나서게 됐다.

이에 정의당은 국민의 안전을 위협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당장 규제완화의 움직임을 멈춰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최근 열린 정의당 상무위원회의에서 “화학물질등등록평가법과 관련한 규제완화는 착한 규제조차 거부하는 경영계의 집요한 요구에 굴복하는 것일 뿐 반도체 소재산업의 경쟁력 강화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노동자의 건강권과 국민의 안전을 위협할 뿐만 아니라 문재인 정부의 공정경제와도 배치된다”고 말했다.

그는 “2012년 구미 불산 폭발사고 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업체들은 강화된 규제를 피해 국내 생산을 포기하고 일본에서 수입하는 손쉬운 선택을 했다”며 “만약 그때 기술설비 투자를 강화하고 일본의 안전관리기술, 오염관리 노하우를 배워 국내 생산체제를 정비했다면 지금쯤 일본을 넘어설 수도 있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부는 국민의 안전과 관련된 현행법의 구조는 유지하되 일본의 수출규제 대응에 필요한 것에 한시적으로 규제를 완화하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반대 목소리를 향한 진화에 나서고 있다.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은 6일 국회 운영위원회에 출석해 “필요하면 임시적으로 규제를 완화한다는 것이지 생명 및 안전과 관련된 기존 법률의 근간을 흔드려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민주당에서도 화학물질등등록평가법의 큰 틀을 지키면서 기술 육성을 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태도를 보인다.

정춘숙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최근 원내대책회의에서 “여당 내부에서는 일본의 경제보복으로 그동안 쌓아온 환경기준을 무너뜨리지 말고 기술독립을 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며 “화학물질등등록평가법은 가습기살균제 사태로 시작된 법률인 만큼 그 취지를 흔들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장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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