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통업체들이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타격에서 차츰 벗어나고 있다.
그러나 중국인 관광객의 방한이 급감하면서 하반기까지 매출회복이 힘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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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문규 기획재정부 차관이 22일 메르스 여파로 위축된 관광과 유통업 동향을 파악하기 위해 서울 중구 명동을 방문해 관계자들과 업계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
22일 신세계백화점에 따르면 6월 셋째주(6월15일~21일)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5%를 기록했다. 메르스 사태가 발생했던 첫째주(-8.8%)와 둘째주(-8.1%)에 비해 감소세가 약해졌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이날 대한-서울상의 회장단 긴급간담회 뒤 기자들을 만나 “매출이 큰 폭으로 떨어지기는 했지만 잘 이겨내면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며 “상황이 나아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제2롯데월드도 지난 18일부터 20일까지 롯데시네마 매출이 전주에 비해 10% 늘었다. 같은 기간 수족관은 20%, 롯데월드몰은 15%, 백화점은 15% 매출이 각각 늘었다.
제2롯데월드 방문객 역시 전주에 비해 8.5% 늘어났다.
메르스 사태에 따라 주춤했던 유통회사들의 주가도 22일 살아나는 모습을 보였다.
이마트 주가는 이날 직전 거래일보다 3.5% 오른 23만4천 원에 장을 마감했다. 롯데쇼핑과 롯데하이마트, 현대백화점 주가도 직전 거래일보다 2~3% 정도 올랐다.
박종대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20일 1차 유행 이후에 처음으로 신규 확진자가 나오지 않았고 격리자수도 빠르게 줄고 있다”며 “국내외 소비자들의 불안감도 완화하는 분위기”라고 분석했다.
박 연구원은 “아직 메르스 확산의 완화와 종식을 논하기에 이르나 진정된 모습이 확인되면 주가 조정폭이 컸던 백화점 등 유통업체나 면세점에 대한 투자비중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메르스 여파가 올해 하반기 매출까지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도 함께 나오고 있다.
특히 중국인 관광객들이 대목인 국경절(10월1일)을 맞아 3개월 전에 여행지 예약을 시작하고 있는데 국내보다 일본으로 발길을 돌리는 추세에 백화점과 면세점업체들이 노심초사하고 있다.
백화점업계의 한 관계자는 “내수가 살아나는 기미도 보이지만 중국인 관광객들이 하반기에 지난해처럼 많이 한국을 찾을 지 의문”이라며 “메르스 사태가 한 달 이내로 종식되지 않는다면 하반기 매출에도 악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계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