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은성수 수출입은행장은 9일 금융위원장 후보자로 지명된 뒤 서울 영등포구 수출입은행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
은성수 수출입은행장이 한국의 경제상황을 놓고 크게 문제가 있는 상황은 아니라고 바라봤다.
은 행장은 9일 금융위원장 후보자로 지명된 뒤 서울 영등포구 수출입은행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국내 금융시장은 당장은 큰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현재 상황에서 위기나 파국을 이야기 하는 것은 지나치다”고 말했다.
실제 상황보다 지나친 우려가 오히려 더 위험하다고 강조했다.
은 행장은 “시장에 경고가 지나치면 오히려 불안을 조성한다”며 “스스로 위기라고 하다보면 본인도 모르게 위기가 온다”고 말했다.
그는 금융위원장으로 지명된 소감을 묻는 질문에 “엄중한 경제상황에서 금융위원장이라는 중책을 맡게 돼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다음은 은 행장의 일문일답을 간추린 내용이다.
- 금융위원장이 되면 가장 역점을 둘 금융정책은 무엇인가.
“금융은 소비자와 금융산업, 금융시스템 등이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다. 어디에 중점을 둔다는 것은 또 다른 것을 소홀히 한다는 해석이 될 수 있다. 세 가지 요소가 모두 균형과 안정을 이루는 가운데 혁신에 속도를 내겠다.”
- 최근 대외적 경제여건이 좋지 않은 만큼 금융시장의 공백을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지적이 있다.
“청문회가 진행되는 사이 공백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지금은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계속 업무를 볼 것이고 금융위원회에도 최 위원장을 잘 보필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제가 임명되면 자연스럽게 이어받으면 된다.”
- 국내금융보다 국제금융 경력이 더 많다. 앞으로의 국내금융 정책은 어떻게 구상하고 있나.
“그런 지적이 있을 수 있다. 사실인 만큼 변명하지 않겠다. 다만 격변의 시기인 국제통화기금(IMF)의 구제금융을 받던 시기에 국내 금융정책 분야에서 근무한 경험도 있다.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중요한 것은 금융위원장 혼자 하는 것이 아니라 금융위에 쟁쟁한 전문가들이 있다는 것이다. 이분들과 잘 상의해서 하겠다."
- 가장 큰 현안은 일본 관련 문제다. 현재 정부 대응을 어떻게 평가하고 앞으로 어떤 정책을 펼칠 것인가.
“현재 정부의 대응은 적절하다고 생각한다. 나 역시 수출입은행장으로 지금 정부가 내놓고 있는 정책 과정에 참여했다. 잘 집행되는 것이 중요하다. 가장 큰 핵심은 기업 하는 분들이 금융 쪽에서 어려움이 있어선 안 된다는 것이다. 기업에 금융애로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
- 금융위와 금융감독원의 불협화음이 지적되는데 두 기관의 관계는 어떻게 이끌어 갈 것인가.
“금융위와 금감원의 관계가 금융정책을 집행하는 데 가장 핵심이다. 금융정책은 소비자에게 혜택을 잘 전달하는 것이 가장 큰 가치다. 그 가치를 위해 금융위는 정책을 수립하고 금감원은 정책을 현장 집행하는 역할을 한다. 정책적 조화와 협조를 통해 소비자 편익이 발생할 수 있도록 하겠다.”
- 최종구 위원장에게 아쉬운 점이 있다면.
"나는 100점 만점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각자 주관에 따라 다를 수 있다고 생각한다."
- 수출입은행장으로서 대북 경제협력에 적극적 모습을 보여 왔다. 금융위원장으로서 대북 경제협력에서 금융정책은 어떻게 이끌어갈 것인가.
“당연히 대북 경제협력은 국제연합(UN)의 대북제재 등 국제적 틀 속에서 해야 한다. 현재는 북한 제재가 해제됐을 때를 대비해 미리 준비하자는 것이다. 이에 연구센터를 만들고 연구를 진행했지만 실질적으로 북한에 지원한 것은 없었다.
대북 문제는 긴 호흡에서 생각해야 한다. 남북 경제협력이 실제로 시작된다면 금융기관들이 잘 협력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다. 현재는 국제제재의 틀 속에서 연구하겠다."
- 핀테크에 얼마나 친숙한가.
“전문적 내용은 잘 모를 수 있지만 간편송금이나 인터넷뱅킹 같은 기본적인 것은 안다. 엊그제 아내와 산책하다가 갈증이 났는데 돈이 없었다. 그래서 휴대전화 간편결제로 아이스크림을 사줬다. 아내에게 '나 이런 사람이야'라고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