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는 그동안 신한금융 비은행 주력 계열사로 꼽히는 신한카드(2713억 원), 신한금융투자(1428억 원)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수준이다.
올해 초 정문국 사장이 이끄는 오렌지라이프가 새롭게 자회사로 편입됐고 신한생명도 CEO(최고경영자)가 외부 출신인 성대규 신한생명 사장으로 바뀌었지만 빠르게 연착륙하면서 생명보험업이 그룹 비은행부문의 실적 효자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는 모양새다.
신한금융그룹 내부에서뿐 아니라 생명보험업계로 넓혀 봐도 신한금융 생명보험 계열사의 선전은 더욱 돋보인다.
삼성생명, 한화생명, 교보생명 등 이른바 '빅3'로 불리는 전통적 강자들이 저금리와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등에 영향을 받아 주춤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화생명은 상반기에 1년 전보다 61.9% 감소한 순이익 935억 원을 냈다. 삼성생명도 2분기에 순이익 70% 가까이 줄어든 것으로 추산된다.
‘빅3’ 가운데 선제적으로 저금리에 대비해 채권 재분류를 실시해둔 교보생명만 순이익 증가세를 유지한 것으로 추정된다.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의 합산 시장 점유율도 ‘빅3’와 비등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두 회사의 수입보험료 기준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말에 각각 5.8%, 5%로 나타났다. 단순합산하면 10.8%로 한화생명(12.3%) 및 교보생명(9.8%) 등과 어깨를 견줄만하다.
아직 자산규모 등 덩치에서는 격차가 크지만 수익성과 자본 건전성 등 세부지표에서는 오히려 한발 앞서있기도 하다.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오렌지라이프 인수한 뒤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를 바탕으로 보험업계의 판도를 새롭게 바꿔 업계 ‘톱3’로 도약할 것”이라고 했는데 생각보다 기회가 빠르게 찾아온 셈이다.
생명보험업황 악화와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 저금리 기조 등 여러 변수들이 겹치면서 생명보험업계가 재편될 조짐을 보이고 있는 만큼 ‘한지붕 두가족’인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가 중소형 보험사에서 상위권 보험사로 도약할 여건이 마련되고 있다는 말도 나온다.
다만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의 단순 합인 ‘1+1’을 넘어서는 시너지를 찾아내야한다는 점이 전제조건으로 꼽힌다.
신한금융지주는 오렌지라이프 완전자회사 작업을 마친 뒤 본격적으로 두 회사의 협력체계를 꾸릴 계획을 세워뒀다.
오렌지라이프가 완전자회사가 아닌 만큼 신한금융그룹 매트릭스 조직 및 협의체에도 아직 이름을 올린 곳이 없다.
금융권 관계자는 “오렌지라이프 완전자회사 작업이 시작된 뒤에 두 회사의 협업 및 통합작업이 구체적으로 진행될 것”이라며 “국내 생명보험시장 점유율 절반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삼성생명과 한화생명, 교보생명 등 생명보험사 ‘빅3’에 균열을 낼 유력한 후보군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