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형 옵티스 대표가 팬택의 인수합병 의사를 밝히고 양해각서를 체결하면서 재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옵티스는 팬택 인수 이후 중저가 스마트폰과 사물인터넷에 주력하고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장을 집중적으로 공략한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옵티스가 팬택 인수자금과 스마트폰사업을 펼칠 수 있는 자본을 어떻게 조달할지에 재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 옵티스, 팬택 인수해 동남아시장 공략
옵티스 컨소시엄의 실사단 관계자는 17일 서울 상암동의 팬택사옥을 방문해 이준우 팬택 대표와 채권단을 만나 향후 실사일정을 논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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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주형 옵티스 대표. |
이주형 옵티스 대표는 옵티스와 미국에 본사를 둔 사모펀드 이엠피인프라아시아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팬택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이주형 대표는 16일 청산절차를 밟고 있던 팬택의 인수합병 양해각서를 체결하며 옵티스 컨소시엄의 팬택 인수합병 의사를 밝혔고 서울중앙지법 파산3부는 이를 허가했다.
양해각서 체결은 법적 강제력이 없지만 인수합병이 이루어질 가능성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옵티스 컨소시엄은 20억 원의 이행보증금을 법원에 납부했다.
이주형 대표는 팬택의 스마트폰 제조 기술력과 옵티스의 기술력을 활용해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장을 중심으로 스마트폰을 제조하고 판매하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17일 “팬택 인수 이후 중저가 스마트폰과 사물인터넷 관련 제품을 개발하고 출시해 동남아시장을 공략하겠다”며 “인도네시아 정부로부터 현지 판매를 적극적으로 돕겠다는 투자의향서를 받아 인수를 결정하게 됐다”고 밝혔다.
옵티스는 인도네시아 정부와 협력해 국내에서 기술개발에 주력하고 생산공장은 인도네시아 현지에 설립할 것으로 관측된다.
인도네시아 정보통신부 차관과 해양수산부 장관 등은 최근 인도네시아의 정보통신기술산업 육성계획을 세우기 위해 옵티스 본사를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는 팬택을 인수한 뒤 인도네시아 정부의 지원에 힘입어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대기업의 입김이 상대적으로 약한 동남아 중저가 스마트폰 틈새시장을 공략하려는 것이다.
이 대표는 “팬택이 경영난에 빠진 이유는 국내에서 삼성전자 LG전자 등 대기업과 경쟁했기 때문”이라며 “틈새시장을 목표로 삼아 중국의 샤오미와 같은 기업이 되는 것을 목표로 하겠다”고 밝혔다.
◆ 팬택 인수, 자금조달 방법은?
일부 전문가들은 옵티스가 1조 원에 가까운 팬택의 부채를 떠안는 데 대해 우려의 시선도 보내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팬택의 자산은 총 2683억 원, 부채는 9962억 원에 이른다.
옵티스는 지난해 5996억 원의 매출과 151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옵티스 컨소시엄은 서울중앙지법에 팬택의 김포공장과 전국 서비스센터를 제외한 특허권과 기술인력을 400억 원에 인수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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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대제 스카이레이크 CEO. |
업계 관계자들은 옵티스가 단독으로 자금을 조달하기 어려운 현실로 볼 때 옵티스의 대주주로 있는 사모펀드 스카이레이크에 주목하고 있다.
진대제 스카이레이크 CEO는 삼성전자 디지털미디어총괄 사장과 정보통신부 장관을 역임한 뒤 ‘진대제 펀드’로 불리는 IT전문 펀드 스카이레이크를 설립했다.
스카이레이크는 주로 정보통신기술사업을 중심으로 전자부품업체와 게임업체 등에 투자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스카이레이크가 옵티스의 팬택 인수와 관련해 투자할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이주형 옵티스 대표도 삼성전자 출신이라는 점에서 진대제 스카이레이크 CEO와 인연이 닿아 있다.
옵티스와 컨소시엄을 구성한 사모펀드 이엠피인프라아시아도 주목받고 있다.
이엠피인프라아시아는 50억 달러 규모의 투자금액을 관리하는 대형 펀드로 과거 대우조선해양에 투자하는 등 국내기업에 투자하고 있다.
옵티스 컨소시엄의 팬택 인수자금은 이엠피인프라아시아가 조달할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옵티스의 자산규모로 볼 때 사실상 팬택 인수에 스카이레이크와 이엠피인프라아시아의 힘이 클 것”이라며 “부채규모가 큰 팬택을 인수해 그만큼의 이익을 얻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고 밝혔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