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장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경영복귀 가능성을 내비쳤다.
조양호 회장은 16일 파리 에어쇼가 열리는 프랑스 르부르제 공항에서 한국 특파원들과 만나 항공기 회항 사건 이후 세 자녀의 역할변화를 묻는 질문에 “덮어놓고 (기업을) 넘기지 않겠다”며 “세 명의 각자 역할과 전문성을 최대로 살리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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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원태(왼쪽부터) 한진칼 대표이사,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파브리스 브레지에 에어버스 최고경영자 등이 기념촬영하고 있다. |
앞으로 한진그룹 후계구도를 정리하는 과정에서 장녀인 조 전 부사장에게 한진그룹의 사업들 가운데 하나를 맡길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조 회장은 장녀인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장남인 조원태 대한항공 부사장, 차녀인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 등 세 자녀를 두고 있다.
재계 관계자들은 조원태 부사장이 그룹 핵심인 대한항공과 한진해운을 맡고, 조현아 전 부사장은 호텔사업, 차녀인 조현민 전무는 저가항공사인 진에어를 맡는 식으로 후계구도가 정리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조 회장은 이날 장남 조원태 부사장과 함께 에어버스와 보잉으로부터 항공기 102대를 도입하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국내 항공업계 사상 단일계약으로 최대규모이며 투자금액만 13조 원에 이른다.
조원태 부사장은 대한항공 경영전략과 영업부문을 총괄하고 있으며 한진그룹 지주사인 한진칼 대표이사도 맡고 있다.
조 회장은 장남인 조원태 부사장이 항공기 도입계약 체결식에 참석한 의미에 대해 “비행기에 마케팅, 정비 등 여러 측면이 있다”며 “훈련을 시키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자식들에 대한 사회적 비판을 의식한 듯 “눈물을 흘려보고 찬밥도 먹어보고 고생도 해보고 자기가 하고 싶은 분야의 전문성을 갖고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조현아 전 부사장은 지난해 12월 대한항공 KE086을 램프리턴(항공기를 탑승 게이트로 되돌리는 일)하도록 지시하고 사무장을 강제로 내리게 한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됐다가 지난달 22일 항소심에서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고 석방됐다.
조현아 전 부사장은 한진그룹 안에서 칼호텔네트워크 대표를 맡아 한진그룹의 호텔사업을 지휘하다가 회항사건으로 물러났다. [비즈니스포스트 백설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