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금융 카카오페이가 법인보험대리점(GA) 설립을 준비하는 등 보험업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많은 핀테크회사들이 보험업에 진출한 뒤 수익성을 확보하는 데 고전하고 있지만 카카오페이는 카카오톡 플랫폼의 힘으로 수익성 문제를 극복할 수도 있다.
▲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이사.
11일 핀테크업계에 따르면 카카오페이는 올해 안에 법인보험대리점과 보험 중개서비스 등을 갖추고 국내 최대의 핀테크 보험사업자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카카오페이는 카카오톡, 카카오페이 플랫폼 안에서 바로 보험 가입이 가능한 보험 중개서비스를 내놓기 위해 전산망 공개 등을 놓고 주요 보험사들과 협의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페이는 10일 인슈어테크 스타트업인 ‘인바이유’를 인수했다고 밝혔다. 인바이유에게 법인보험대리점 역할을 맡길 계획도 세워뒀다.
카카오페이 관계자는 “법인보험대리점과 보험 중개서비스 등을 내놓기 위한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며 “올해 안에 이 서비스들을 내놓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모바일 플랫폼을 내세운 핀테크 보험시장은 비대면 영업밖에 할 수 없는 특성 탓에 수익성이 낮은 시장으로 여겨진다.
보험회사의 수익은 대부분 보험료가 높은 보장성보험 판매에서 발생한다. 보장성보험은 보험료가 높고 보장범위, 약관 등이 까다로워 전문성을 갖춘 보험설계사를 통해 주로 판매되고 있다.
반면 핀테크회사들이 모바일 플랫폼을 통해 비대면 영업으로 판매하는 보험은 보험료가 낮고 보장범위가 단순한 여행자보험, 레저보험 등에 치우쳐 있다.
핀테크회사들은 수익성이 낮은 보험을 ‘박리다매’ 형태로 팔아야만 수익성을 갖출 수 있지만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며 이조차도 쉽지 않은 상황에 놓여 있다.
카카오페이, 토스, 뱅크샐러드 등 주요 핀테크회사들이 모두 보험업에 진출한 데다 굿리치, 보맵 등 보험전문 애플리케이션들도 내려받기 횟수 200만 회를 넘어설 정도로 넓은 고객층을 확보해뒀기 때문이다.
지난해 연말 핀테크 보험업에 최초로 뛰어든 토스도 보험업에서 수익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이 때문에 보험조직 규모가 설립 당시와 비슷한 40여 명 수준에서 확대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카카오페이가 이 모든 상황을 충분히 지켜봤음에도 보험업에 뛰어든 이유는 카카오톡 플랫폼의 힘을 믿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핀테크회사들의 보험 판매는 모두 핀테크 주이용층인 20~30대에 맞춰 운영되고 있다.
핀테크회사들이 간편한 보험에 초점을 맞추고 보장성보험 판매를 시도조차 하지 않는 이유도 20~30대의 젊은층은 고가의 보장성보험에 관심이 없기 때문이기도 하다.
하지만 ‘국민 메신저’로 꼽히는 카카오톡 플랫폼을 활용할 수 있는 카카오페이는 다른 핀테크 회사와 놓인 상황이 다르다고 업계는 바라본다.
모든 연령이 사용하는 카카오톡 플랫폼을 활용하면 젊은층에 치우친 핀테크 보험업의 한계를 벗어나 40~50대 연령층에게 보장성보험 등을 판매할 여지도 있다는 것이다.
핀테크회사의 보험 판매는 한계가 명확하다고 여겼던 기존 보험 판매채널들도 카카오페이의 보험업 진출을 놓고는 위협적일 수 있다는 평가를 내놓았다.
법인보험대리점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모바일 플랫폼을 통해 판매되는 보험상품들이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지만 보장성보험 등 법인보험대리점의 영역은 넘보지 못해 위기의식을 느끼지 못했다”며 “하지만 카카오톡을 활용한 보험 판매가 활성화된다면 중장년층에서도 이를 활용한 보험 가입이 발생할 수 있어 기존 보험 판매채널에 위협이 될 수 있다”고 바라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감병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