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확산 우려에 화장품회사와 여행 관련 회사의 시가총액이 5조 원 가량 증발했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20일 국내에 첫 메르스 환자가 나온 뒤 3주 동안 화장품 회사와 여행 관련 회사의 주가가 증시에서 가장 많이 타격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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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휴일인 7일 경기 수원의 대표 관광지인 화성에 국내 관광객들은 물론 외국인 관광객까지 사라져 썰렁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
특히 중국인 관광객 특수를 누려 주가가 급등세를 탄 화장품회사의 시가총액이 크게 감소했다.
이 기간 전체 화장품회사의 시가총액은 4조8천억 원이나 증발했다. 투자자들은 중국인 관광객들이 여행을 잇따라 취소하면서 화장품 구매가 줄어들 것이라고 예상해 투자 분위기가 냉각됐던 것이다.
아모레퍼시픽은 최근 3주 동안 주가가 떨어져 시가총액이 1조6953억 원이나 줄었다. LG생활건강도 시가총액이 1조4213억 원 감소했다.
아모레G는 9일 주가가 첫 환자 발생 직전인 지난달 19일(19만8천 원)보다 14.9%나 떨어졌다. 코스맥스와 한국콜마를 제외하고 한국화장품과 한국화장품제조 등 화장품업체들의 시가총액이 줄줄이 줄었다.
여행사나 항공사, 면세점회사 등 여행 관련 회사의 시가총액도 줄었다.
중국이나 홍콩 관광객의 여행수요가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가 반영된 것이다.
중국인 관광객 3만여 명이 9일 메르스가 발생한 적도 없는 제주지역의 방문을 취소했다. 홍콩당국은 8일 한국에 대해 여행경보 3단계 중 2단계인 ‘홍색경보’를 발령하고 여행자제를 권고했다.
메르스 환자가 처음 발생한 뒤 하나투어의 시가총액은 1336억 원 줄었다. 모두투어(504억 원), 대한항공(947억 원), 아시아나항공(351억 원) 등도 감소했다. 호텔신라(2159억 원)와 AK홀딩스(93억 원)의 시가총액도 줄었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메르스 확산 우려가 커지면 2003년 사스 진원지였던 홍콩과 중국처럼 코스피 지수가 6% 이상 하락할 수 있다”며 “화장품 면세점 항공운송 호텔레저 카지노업종에 단기적으로 부정적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계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