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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투자증권, 웅진의 '무리한' 코웨이 인수 거들어 책임론 커져

이현주 기자 hyunjulee@businesspost.co.kr 2019-07-08 16:2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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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진그룹의 코웨이 재매각 결정과 관련해 한국투자증권의 책임론이 커지고 있다.

웅진그룹의 상환능력이 부족하다는 걸 알면서도 코웨이 인수를 무리하게 진행한 결과 결국 웅진그룹이 재무부담을 안고 코웨이를 재매각하는 상황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한국투자증권, 웅진의 '무리한' 코웨이 인수 거들어 책임론 커져
▲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대표이사 사장.

코웨이 매각 주관사로도 선정된 한국투자증권은 코웨이 매각이 순조롭게 완료되기 전까지는 책임론을 잠재우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8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웅진그룹이 재무상황 악화로 3개월 만에 코웨이 재매각을 결정한 것을 놓고 웅진그룹의 재무적 투자자(FI)로 참여한 한국투자증권의 책임이 크다는 얘기가 나온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웅진그룹의 코웨이 재매각은 웅진그룹이 코웨이를 인수하면서부터 예상됐던 일”이라며 “한국투자증권이 웅진그룹의 재무상황을 모른 채 코웨이 인수를 진행했을 리 없기 때문에 한국투자증권도 책임론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웅진그룹의 코웨이 인수를 적극적으로 도왔다. 

한국투자증권이 웅진그룹에 빌려준 자금은 결과적으로 1조6천억 원에 이른다. 인수대금의 80%에 이르는 수준이다.

이 가운데 1조1천억 원은 인수금융 방식으로, 5천억 원은 웅진씽크빅 전환사채(CB)를 발행하는 방식으로 자금을 조달했다.

인수금융 방식으로 조달한 자금 가운데 선순위대출 8800억 원의 금리는 4%대 후반, 나머지 중순위대출 2200억 원의 금리는 7%대 후반으로 파악됐다.

5천억 원 규모의 웅진씽크빅 전환사채 금리가 2% 수준이라는 점을 반영해 단순 계산하면 웅진그룹이 부담해야 할 이자는 800억 원이 훌쩍 넘어간다. 

웅진그룹이 코웨이를 인수하면 현금을 확보하는 대로 차입금과 이자부터 갚아야 하는 상황에 놓일 수 있다는 걸 알면서도 인수를 거든 셈이다. 

신용평가사들도 웅진이 코웨이를 인수하면 재무부담이 커질 것이라는 점을 수차례 경고한 바 있다.

정익수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당시 “웅진은 코웨이 지분 인수 과정에서 급격히 불어난 그룹의 재무부담, 높은 원리금 상환부담에 따른 현금흐름 제약 등 부정적 요인이 코웨이의 웅진그룹 편입에 따른 이점보다 크다”고 바라봤다.

한국투자증권은 웅진그룹의 코웨이 인수로 100억 원이 넘는 수수료수익을 얻고 자금조달능력을 시장에 보여줄 수 있다는 점에서 인수 지원에 적극 나섰던 것으로 보인다.  

한국투자증권이 이런 상황을 미처 예상하지 못하고 웅진의 코웨이 인수를 거들었다고 해도 비판을 피해가기는 어렵다.

1조 원이 넘는 자금을 조달하면서 자금을 제공하는 기업의 상환 능력을 제대로 평가하지 못했다는 뜻이 되기 때문이다.

한국투자증권의 책임론이 커지면서 한국투자증권이 웅진코웨이의 재매각 주관사로 선정된 것도 적절하지 않다는 얘기가 나온다.

한국투자증권과 웅진그룹이 원하는 웅진코웨이 매각대금에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한국투자증권은 1조7천억 원 이상을 받으면 손해를 보지 않는 반면 웅진그룹은 시간이 걸리더라도 2조 원 이상 받기를 바라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금융권 관계자는 “한국투자증권으로서는 거래를 빨리 마무리해 대출금을 회수하고 싶어할 것이고 웅진그룹으로서는 시간이 걸려도 높은 가격을 받고 싶어할 것”이라며 “한국투자증권의 웅진그룹 자금 조달 사례는 업계에서 무리한 자금 조달 사례로 남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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