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샘은 왜 중국진출에 신중할까?
강승수 사장은 앞으로 2~3년 안에 한샘이 중국에 본격적으로 진출한다고 밝혔다. 강 사장은 국내에서 몸집을 키운 뒤 중국에서 기회를 잡겠다고 말했다. 강 사장은 한샘의 '전략통'으로 꼽힌다.
한샘 주가는 이날 강 사장의 중국진출 계획 발표에 신고가로 화답했다.
◆ 한샘, 중국 홈인테리어시장 진출 기대 높아
한샘 주가는 8일 장중 한때 주가가 25만8천 원까지 치솟으면서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한샘 주가는 이날 전일보다 4.42% 오른 24만8천 원에 장을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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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승수 한샘 사장 |
한샘 주가가 오른 데는 중국진출 기대감이 작용했다.
강승수 한샘 사장은 지난 3일 중국 상하이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한샘은 3년 안에 중국 홈인테리어 B2C(기업과 소비자간 거래) 시장에 진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강 사장은 지난해 1월부터 중국 상하이로 연수를 떠났다.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한 지 한 달만이었다. 그는 9개월 동안 상하이에 거주하면서 B2C시장을 조사하고 진출전략을 짠 것으로 알려졌다.
강 사장은 “중국에서 한샘 제품을 빨리 가져오라는 수요가 있지만 완벽하게 준비해 신중하게 접근할 것”이라며 “한샘은 아모레퍼시픽의 설화수처럼 중국인들에게 한방과 같이 친숙한 가구와 인테리어를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샘은 이미 20년 전 B2B(기업간거래)사업으로 중국에 뛰어들었다. 한샘은 1996년 중국에 현지법인을 설립했으며 2004년 베이징에 공장을 지었다. 지난해 매출 336억 원을 기록했다.
한샘은 중국의 신축 아파트에 부엌가구를 공급하는 사업을 주로 하고 있다. 중국 상하이 동부 푸둥지역의 경우 중국 부동산재벌 완커가 짓는 아파트 단지 8개 현장 7천 세대에 한샘 가구가 들어갔다.
◆ 한샘이 신중하게 접근하는 까닭
한샘이 중국 B2B시장에 이어 B2C시장에 진출하는 것은 그만큼 중국 홈인테리어시장의 성장 잠재력이 크기 때문이다.
중국 홈인테리어 시장규모는 가구와 생활용품을 통틀어 220조 원에 이른다. 건축자자재까지 포함하면 740조 원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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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 상하이에 있는 중국 최대규모 매장 '이케아 베이차이점' |
중국 중산층이 해마다 늘면서 홈인테리어시장은 지난 20년 동안 매년 35% 이상 급성장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 홈인테리어시장은 그동안 외국계 기업들에게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중국시장에 맞는 제품 을 내놓는데 실패했기 때문이다.
세계3위인 영국 홈인테리어업체 ‘비앤큐(B&Q)’ 역시 1999년 중국에 진출해 한 때 매장을 80개까지 운영했으나 최근 중국 본토기업에 매각됐다.
미국 매출1위 가구업체인 ‘애슐리’도 중국 상하이시내에 매장을 열었으나 2년이 채 안 돼 문을 닫았다.
가구공룡으로 불리는 이케아조차 1999년 중국에 진출했지만 2005년까지 적자를 면치 못했다. 진출초기에 고급화 전략을 앞세웠다가 중국 소비자들로부터 외면당했기 때문이다.
이케아는 그 뒤 중국 현지업체들로부터 제품의 70% 이상을 조달해 중산층을 공략하면서 수익성을 개선했다.
새로운 경쟁자들도 계속해서 생기고 있다. 일본 홈인테리어업체 ‘니토리’는 일본성공을 발판삼아 최근 중국에 진출했다. 이랜드의 라이프스타일숍인 ‘모던하우스’도 지난달 중국 상하이에 1호점을 냈다.
한샘은 이처럼 치열한 중국시장의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디자인의 중국 현지화'에 집중하기로 했다.
중국인들이 선호하는 디자인을 개발해 전체 제품의 50%까지 채우겠다는 것이다. 한샘은 이를 위해 오프라인 매장뿐 아니라 온라인몰에 대한 고객수요와 구매패턴 등을 분석하고 있다.
강 사장은 “중국에 진출하는 것 자체는 의미가 없고 중국시장에서 1위나 2위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국내에서 2~3년 이내로 매출 4조 원까지 규모를 키운 뒤에 중국시장에서 기회를 찾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계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