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조선은 중소형 컨테이너선을 주력으로 건조하는 조선사였으나 최근 특수선의 수주를 늘리며 틈새시장을 성공적으로 공략하고 있다.
▲ 이수근 대선조선 대표이사 사장.
7일 대선조선에 따르면 6월 기준으로 13척의 수주잔량 가운데 3척만이 컨테이너선이며 나머지 10척은 모두 특수선이다.
대선조선은 어업지도선, 참치선망선, 도크형 상륙함 등 다양한 특수선을 수주했는데 여기에 카페리선을 포함한 연안여객선을 특수선 포트폴리오에 추가하려는 영업활동을 펴고 있다.
정부가 주도하는 연안여객선 현대화사업을 일감 확보의 기회로 판단하고 있다.
정부는 2015년부터 노후 연안여객선 40척을 2022년까지 현대화하겠다는 계획을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 4척의 발주만이 진행됐을 뿐이다.
선박 건조기간을 고려하면 곧 대규모 발주가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선조선은 4척의 발주 가운데 3척을 수주했다. 1호 연안여객선인 카페리선 ‘실버 클라우드’호를 지난해 10월 인도하며 건조실적도 쌓았다. 나머지 2척의 연안여객선은 2020년 6월까지 인도한다.
대선조선에게 연안여객선은 수익성 측면에서도 매력적이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제시한 연안여객선 디자인을 사용하기 때문에 선박 설계에 필요한 비용과 시간을 줄일 수 있으며 같은 선종을 잇따라 건조해 반복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가 주도하는 사업이니만큼 선수금환급보증(RG) 발급 문제로부터도 자유롭다.
선수금환급보증은 조선사가 수주한 선박을 발주처에 넘기지 못할 때를 대비해 금융기관이 선수금을 대신 물어주겠다고 보증을 서는 것으로 이를 발급받지 못하면 수주가 취소된다.
중형 조선사들이 일감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이유 가운데 하나가 바로 수주를 따내더라도 선수금환급보증을 받지 못해 계약이 취소되는 것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안정적 일감이라고 볼 수 있다.
특수선에서 활로를 찾고 있지만 대선조선이 일반상선을 포기한 것도 아니다.
앞서 2일 대선조선은 동진상선으로부터 1천 TEU(20피트 컨테이너 적재량단위)급 컨테이너선 1척을 수주해 컨테이너선 일감을 4척으로 늘렸다.
4척의 컨테이너선 모두 1천 TEU급으로 규모가 같아 반복건조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상선부문의 선박 수주가 특수선보다는 적지만 이는 글로벌 선박 발주시장이 부진한 것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에 따르면 2019년 1분기 세계에서 중형 선박은 모두 143만 CGT(표준화물선 환산톤수)만큼 발주됐다. 지난해 1분기보다 발주량이 56.4% 줄었다.
대선조선은 컨테이너선 일감을 꾸준히 확보하고 있으며 특수선 수주 전망도 밝아 당분간 이원화 수주체제를 유지하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런 체제가 계속해서 안정적으로 유지된다면 대선조선은 흑자를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대선조선은 2009년부터 2017년까지 단 한 차례도 영업흑자를 거두지 못하다 2018년 42억 원의 영업이익을 거두며 길었던 적자 터널을 탈출했다.
대선조선, 대한조선, 성동조선해양, 한진중공업, STX조선해양 등 이른바 중형조선사 가운데 유일한 흑자이기에 더욱 의미가 크다.
대선조선의 흑자전환을 두고 상선에 특수선 수주가 더해지면서 수익성을 끌어올릴 수 있었다고 업계는 바라봤다.
대선조선 관계자는 “특수선이 비슷한 규모의 일반상선보다 수익성이 높은 만큼 적자 기조를 마감하는데 하나의 원인이 된 것은 사실”이라며 “앞으로 특수선뿐만 아니라 상선의 수주영업에도 힘을 쏟아 흑자를 이어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강용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