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프로야구는 수준급 외인들의 전쟁터가 될 것 같다. 2014년 외국인 엔트리가 두명에서 세명으로 확대됐다. 세명 모두 같은 포지션으로 할 수 없다는 원칙에 따라 팀별로 한 명 씩 외국인 타자를 보유하게 됐다. 외국인 타자가 프로야구에서 뛰는 것은 2011년 이후 3년만이다. 각 팀들은 외국인 타자를 통해 타선의 약점을 메우고 공격력을 극대화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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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메이저리그 출신 루크 스캇은 지난 19일 SK와이번스와 계약했다. | ||
지금까지 계약한 타자 중 가장 대어는 SK의 루크 스캇(35)이다. 메이저리그 통산 889경기, 2할5푼8리 135홈런 436타점을 기록한 강타자다. 기록만으로 볼 때 한국 땅을 밟은 외국인 타자 중 가장 뛰어나다. 두산의 호르헤 칸투(31)는 메이저리그 통산 2할7푼1리, 104홈런, 476타점을 올렸고 올해 멕시칸 리그에서 30홈런 이상 때린 거포다. NC가 영입한 에릭 테임즈(27)는 휴스턴 애스트로스의 40인 로스터에 들어있는 현역 메이저리거다. 나이도 젊기 때문에 한국프로야구에서 영입할 수 있는 최고 수준의 선수라는 평이다.
팀별 두명인 외국인 투수도 여느 해보다 우수한 선수들이 계약을 체결하고 있다. KIA는 일본프로야구 다승왕 출신인 데니스 홀튼(35)의 영입을 예고한다. 일본에서 6시즌 동안 63승39패6세이브, 방어율 3.11을 기록했다. 두산의 크리스 볼스태드(27)은 메이저리그 6년간 통산 35승51패 방어율 4.94를 기록했다. 다른 팀도 대부분 빅리그 경험이 있는 선수들을 영입해 팀마다 마운드 높이가 높아질 전망이다.
격세지감을 느낀다. 트라이아웃에 참가했다 계약하지 못하고 사실상 은퇴나 다름없이 전원생활을 하던 선수를 불러 뛰게 했던 것이 불과 15년 전 일이다. 전설로 남아 있는 숀 헤어의 기록은 29경기 타율2할6리 14안타 0홈런 3타점 25삼진이었다. 아마 이런 외국인 선수는 다시 보기 힘들 것이다.
그만큼 한국 프로야구의 수준이 높아졌고, 외부에서 보는 시선도 예전과는 달라졌다. 메이저리그나 일본프로야구 수준에 미치지는 못하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실력을 갖춘 선수들의 이동은 크게 늘었다. 단방향의 선수 수급이 아닌 선수 교환이 일어난다는 것은 어느 정도 경쟁해 볼만한 수준을 갖추었다는 의미이다.
올해 류현진의 성공에 고무돼 윤석민도 메이저리그 문을 두드리고 있다. 내년에는 강정호, 최정 등 야수들의 진출도 조심스레 예상해 보고 있다. 불가능한 것만은 아니다. 많은 국내외 전문가들이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말한다. 실제로 메이저리그 스카우터들이 이들을 보러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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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류현진은 한국프로야구를 거쳐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첫번째 선수이다 | ||
한국 프로야구 수준이 올라가는 것은 분명 좋은 일이다. 그러나 많은 이들이 우려하듯, 좋은 선수들을 일본이나 미국에 계속 빼앗기게 된다면 한국 프로야구에는 스타 선수들이 실종될 수도 있다. 그 자리는 외국인 용병들이 교대로 채우게 될 것이다. 물론 그것도 흥미로운 일일 수 있다. 그러나 수준이 떨어진다고 했던 과거 프로야구에도 장효조, 백인천, 최동원, 선동렬, 이종범 등 스타들은 있었다. 팬들은 그런 스타들을 보러 야구장에 갔다.
프로 스포츠는 사실 냉정한 시장의 법칙을 철저히 따른다. 프로야구 역시 하나의 시장이다. 점점 한국 프로야구도 시장성이 강해진다. 외국인 선수의 몸값, FA금액 폭등, 에이전트 제도 도입, 이면계약, 이런 것들은 때때로 우리가 즐기는 ‘놀이’인 스포츠가 자본주의 시장이라는 것을 환기시켜 준다.
발달된 한국 프로야구 시장은 어느새 한-미-일 FTA를 맞이하는 양상인지 모른다. 이제 구단들은 좋은 선수를 잡기 위해 미국과 일본 구단들과 직접 경쟁해야 할 것이다. 선수들 역시, 외국의 빅리그에서 온 경쟁자들에게 자리를 뺏기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쓰게 될 것이다. 심지어 프로야구중계를 하는 방송사들도 해외야구 중계권자와 경쟁을 해야 한다. 승자는 예전에 상상도 할 수 없었던 부와 명예를 거머쥐겠지만, 패자는 더 빨리 소모되고 더 빨리 잊혀질 것이다.
FTA가 윈-윈이 되기 위해서는 한쪽 시장이 다른쪽을 일방적으로 잠식해서는 안 된다. 우리 프로야구가 정말 미국 일본과 직접 경쟁할 수 있을만큼 기초체력이 탄탄한지 모르겠다. 세계화를 막을 수 없는 추세라면 그에 맞는 체계를 갖추어야 할 것이다. 끊임없이 지적되는 아마야구 위기론, 열악한 야구 인프라, 팬을 배려하지 않는 구단 경영으로는 어렵다. 그간 쌓아올린 프로야구의 수준과 인기가 단 몇 년 만에 거품처럼 사그라들 수도 있다. 세계에서 손꼽힐 정도의 프로야구리그를 갖고 있는 우리들은 과연 야구 FTA 시대를 얼마나 준비하고 있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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