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규 하이트진로 대표이사 사장이 새 맥주 브랜드 ‘테라’의 판매 호조로 국내 맥주시장 1위인 오비맥주 ‘카스’를 맹추격하고 있다.
김 사장은 맥주 성수기로 꼽히는 여름을 맞아 테라의 제품군을 생맥주까지 확대하면서 시장 점유율을 높이는데 속도를 낸다는 계획을 세웠다.
▲ 김인규 하이트진로 대표이사 사장.
2일 하이트진로에 따르면 테라의 판매량이 출시 100일 만에 1억 병을 넘어서며 흥행몰이를 하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6월29일 기준으로 테라의 누적 판매량이 334만 상자, 1억139만 병을 판매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테라는 출시 39일 만에 100만 상자를 판매했다. 이후 72일 만에 200만 상자, 97일 만에 300만 상자를 넘어서는 등 100만 상자에 도달하기 까지 걸린 시간이 점점 짧아지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맥주제품 성수기로 꼽히는 여름에 이런 판매 호조 흐름을 이어가기 위해 생맥주까지 제품군을 확대하기로 했다.
하이트진로는 테라 생맥주를 7월 중순부터 서울과 수도권의 주요상권을 시작으로 판매망을 점차 넓혀간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앞서 6월 부산 센텀맥주축제에서 테라 생맥주를 선보이면서 소비자들의 반응을 미리 살펴봤기 때문에 생맥주 흥행도 내심 자신하고 있다.
테라의 초반 흥행몰이 성공은 김 사장의 독한 결심에서 시작됐다. 김 사장은 3월13일 열린 테라 론칭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테라를 출시한 뒤에 좋은 결실을 이룰 수 있도록 필사즉생의 각오로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각오를 내비쳤다.
김 사장이 ‘필사즉생’의 각오를 다질 만큼 하이트진로는 맥주사업에서 어려움을 겪었다.
하이트진로는 2018년 연결기준으로 맥주사업에서 영업손실 154억 원을 냈다. 2017년보다 적자폭을 줄였지만 2014년부터 5년 째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2012년 OB맥주에게 국내 맥주시장 점유율 1위를 빼앗긴 뒤 지금까지 30% 수준에서 답보하고 있다.
김 사장은 국내 맥주사업 부진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일반맥주에서 점유율을 끌어 올리는 것이 핵심이라고 판단하고 테라의 출시와 함께 판촉활동에 공을 들였다.
하이트진로는 테라를 론칭한 뒤로 젊은 소비자층을 겨냥해 서울 주요 상권으로 꼽히는 강남과 대학가 등을 중심으로 판촉활동을 벌이면서 적극적 홍보활동을 전개했다.
하이트진로는 테라의 품질과 적극적 홍보활동으로 2015년 이후 처음으로 맥주 판매량이 상승세를 보였다.
특히 일반맥주의 격전지인 유흥시장에서 판매량이 눈에 띄게 늘어났다. 올해 6월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45%나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당초 테라 출시로 기존 하이트진로의 맥주제품인 하이트와 제살 깎아먹기 경쟁을 펼질 것이라는 시장의 우려가 있었지만 오히려 맥주 제품군 확대로 맥주사업에서 반등을 이뤄냈다.
김 사장은 내친김에 올해 맥주사업에서 하이트진로가 시장 점유율 40%를 차지할 것이라는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김 사장은 이날 테라 100억 병 판매를 자축하는 보도자료에서 "필라이트로 시작돼 테라로 이어지는 국내 맥주시장 판도 변화와 국내 소주 1위 브랜드 참이슬과 신제품 진로 효과로 더욱 견고해진 소주시장이 결합해 올해는 하이트진로의 실적 턴어라운드로 이어질 것"이라며 "지금과 같은 추세를 발판 삼아 국내 주류시장에서 또 한 번의 성공신화를 이룰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에서도 하이트진로의 맥주시장 점유율과 관련해 긍정적 전망을 내놓고 있다.
김정욱 메리츠종금 연구원은 "하이트진로의 올해 맥주 신제품 테라가 과거 신제품과 비교해 빠른 속도로 국내시장에서 판매량이 늘어나고 있다"며 "하이트진로가 테라의 성공을 통해 하이트진로의 맥주 점유율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차재형 DB증권 연구원도 "하이트진로가 국내 맥주시장에서 올해 하반기까지 30% 중후반까지 시장 점유율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