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재인 대통령과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겸 부총리가 26일 신라호텔에서 열린 '에쓰오일(S-OIL) 복합 석유화학시설 준공기념식'에서 관련 영상을 보고 있다. <연합뉴스> |
에쓰오일이 모기업 아람코의 든든한 지원을 바탕으로 종합에너지화학사로의 체질 변화에 속도를 낸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실질적 통치자인 무함마드 빈 살만 알사우드 왕세자가 복합석유화학시설 준공식에 참석할 정도로 석유화학사업의 육성에 힘을 쏟고 있어 에쓰오일은 사우디가 국가 차원에서 추진하는 핵심사업을 이끌 주요 회사로 확실히 자리매김하게 됐다.
에쓰오일은 26일 최대 주주인 아람코와 전략적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2단계 프로젝트에 7조 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사업 타당성 검토를 할 때 투자규모를 5조 원으로 잡았었는데 그보다 2조 원이 늘어난 데는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의 뜻이 반영됐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빈 살만 왕세자는 에쓰오일의 최대주주인 사우디아라비아 국영기업 아람코의 실소유주로 고령의 국왕을 대신해 사우디아라비아의 수석부총리로 국정을 운영하고 있다.
빈 살만 왕세자의 방한에 맞춰 발표한 7조 규모의 '2차 프로젝트'는 2024년까지 스팀크래커와 올레핀 다운스트림 설비를 신축하는 사업이다.
스팀크래커에서는 나프타와 부생가스를 원료로 연간 150만 톤 규모의 에틸렌과 기타 석유화학 원재료를 생산한다. 에틸렌은 석유화학 산업의 쌀이라고 할 정도로 플라스틱이나 고무, 섬유를 만드는 기본 원재료이다.
이 에틸렌을 원료로 올레핀 다운스트림시설에서 폴리에틸렌(PE)과 폴리프로필렌(PP)을 생산한다. 폴리에틸렌과 폴리프로필렌은 플라스틱, 합성섬유, 포장재 등의 원재료로 고부가가치제품이다.
2단계 프로젝트가 완료되면 에쓰오일은 저가의 잔사유에서 석유화학의 기본 원재료인 에틸렌과 프로필렌 뿐 아니라 폴리프로필렌과 폴리에틸렌, 산화프로필렌 등의 고부가제품을 생산해 수익성을 높일 수 있게 된다. 명실상부한 화학기업으로 도약하는 것이다.
에쓰오일은 “2단계 프로젝트 건설 기간에 연평균 270만 명, 상시 고용 400명 충원 등의 일자리 창출효과와 함께 건설업계 활성화 및 수출 증대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에쓰오일의 석유화학 프로젝트는 빈 살만 왕세자가 석유 의존도를 줄이고 미래형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직접 주도하고 있는 중장기 경제발전계획 '비전 2030'의 주요 사업 가운데 하나다.
에쓰오일도 이런 사우디아라비아 정부의 기조에 발맞춰 2015년부터 ‘석유에서 화학으로’(Oil to Chemical) 라는 구호를 걸고 기업체질 전환을 시도해왔다. 5조 원을 들여 울산시 온산공단에 건설한 잔사유 고도화시설(RUC)과 올레핀 다운스트림콤플렉스(ODC)시설은 그 시작이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미국이 셰일가스와 셰일오일을 대량 생산함에 따라 석유사업의 수익성이 하락하자 아람코를 전면에 내세워 석유화학사업의 육성에 공을 들이고 있다. 원유를 생산하고 판매하는 업스트림사업에서 원유를 정제하고 화학제품을 생산하는 다운스트림사업으로 사업범위를 확대하는 것이다.
아람코는 ‘글로벌 선도 에너지 및 화학기업’으로 회사 비전을 정하고 글로벌 화학업체의 인수합병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2월 중국 업체인 노린코와 합작법인을 설립해 중국 동북부에 정유·석유화학 단지를 생산하기로 했고 4월에는 인도정유화학사 릴라이언스 지분을 인수했다. 최근에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석유화학업체인 사빅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1단계 프로젝트를 통해 석유화학 비중이 늘고 핵심사업 분야에서 사업 다각화를 실현하고 균형잡힌 포트폴리오를 갖추게 되었다”며 “2단계 프로젝트를 통해 에쓰오일은 아시아태평양지역에서 가장 경쟁력있는 에너지 화학기업이라는 비전 달성에 한층 더 가까이 다가갈 것”이라고 기대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석현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