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Who] 박원순, 우리공화당 강경대응해 '촛불 광화문' 수호자 자임

임한솔 기자 limhs@businesspost.co.kr 2019-06-26 15:5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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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서울시장은 우리공화당(옛 대한애국당)의 광화문광장 천막을 놓고 왜 강경 일변의 태도를 보일까?

박원순 시장은 유력한 대선주자로 거명되지만 지지기반이 약하다는 평가를 받는데 ‘보수 우파’의 우리공화당과 강하게 대립하면서 정치적 색깔을 뚜렷하게 만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오늘Who]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158387'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박원순</a>, 우리공화당 강경대응해 '촛불 광화문' 수호자 자임
박원순 서울시장.

26일 서울시청에 따르면 박 시장은 조만간 우리공화당에 광화문광장 천막을 철거하도록 요구하는 계고장을 보내기로 했다. 우리공화당이 계고장을 받은 뒤에도 자진해 철거하지 않으면 다시 행정대집행에 들어간다는 것이다.

행정대집행은 법률에 근거해 명령한 것을 의무자가 실행하지 않았을 때 공공기관이 대신 수행하고 의무자에게 비용을 청구하는 절차를 말한다. 

서울시는 25일 오전 5시 행정대집행을 통해 광화문광장 천막을 철거했다. 이 과정에서 용역업체 직원과 우리공화당원 등 50여 명이 부상당해 병원으로 옮겨지기도 했다.

우리공화당은 25일 낮 12시에 다시 천막을 설치했다. 

우리공화당이 광화문광장에서 물러나지 않자 박 시장은 25일과 26일에 걸쳐 여러 매체를 통해 광화문광장 천막을 반드시 철거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그는 25일 JTBC 뉴스룸에 출연해 “이번 사태를 통해 우리공화당이 얼마나 폭력적 집단인지 만천하에 드러났다”며 “즉각적으로 엄중하게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26일에는 KBS1라디오 프로그램 ‘김경래의 최강시사’에서 “천막 철거 과정에서 공무집행을 방해하고 폭행을 저지른 모든 사람을 형사고발할 것”이라며 “조원진 우리공화당 대표의 월급 가압류를 신청해 철거비용을 끝까지 받아내겠다”고 말했다.

박 시장이 우리공화당에 강경하게 대응하는 데는 대선주자로서 지지세력을 확보하겠다는 뜻도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박 시장은 대선후보로 점쳐지는 다른 주자들과 비교해 대중의 지지가 낮게 나타나고 있다. 

여론 조사기관 리얼미터의 ‘5월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에 따르면 박 시장은 여권과 야권 정치인 12명 가운데 7위에 머물렀다. 선호도는 4.7%를 얻는데 그쳤다.

선호도 22.4%인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20.8%를 얻은 이낙연 국무총리, 10.1%의 선호도를 확보한 이재명 경기도지사 등과 큰 차이를 보인다.

서울시장이 차지하는 위상을 생각하면 다소 초라하다.

박 시장이 대선주자로서 뚜렷한 지지층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우리공화당과 대립각을 세워 ‘보색 효과’를 노릴 필요성이 있다. 보색효과는 서로 반대되는 색이 마주치면 더욱 눈에 띄는 효과를 말한다.

조원진 대표는 대한애국당을 출범했을 때부터 박근혜 전 대통령의 석방을 주장해 왔다. 최근에는 홍문종 의원을 공동대표로 영입하고 당이름을 우리공화당으로 바꾸면서 박 전 대통령 석방을 향한 목소리를 더욱 높였다.

민주당 계열 정당을 지지자들이 일반적으로 박 전 대통령 석방을 반대하는 경향이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박 시장은 우리공화당과 대립함으로써 더불어민주당 지지층과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다.

박 시장과 우리공화당 사이 갈등의 무대가 광화문광장인 것도 중요하다. 단순히 우리공화당과 반대 위치에 서 있다는 것만으로는 다른 민주당 계열 대선주자와 차별성을 얻기 어렵기 때문이다.

광화문광장은 2016년 10월부터 2017년 4월까지 박 전 대통령 퇴진 촉구 집회, 일명 ‘촛불집회’가 열렸던 곳이다. 특히 2016년 12월3일 열린 집회에는 주최측 추산 230만 명가량이 참가했다. 한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집회였다.

현재 우리공화당은 촛불집회가 열렸던 광화문광장에서 천막을 설치한 채 정부에 박 전 대통령의 석방을 요구하고 있다.

촛불집회에 참가한 경력이 있는 시민들은 심기가 불편할 수밖에 없다.

박 시장은 우리공화당의 천막 설치를 저지하면 촛불집회의 '성지'인 광화문광장을 지키는 모양새가 돼 촛불집회 참가자들의 지지를 확보할 수 있는 셈이다.

물론 박 시장은 이런 정치적 이유를 떠나 서울시장으로서 시의 허가 없이 불법으로 설치된 시설물을 철거할 수 있다.

우리공화당은 5월10일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반대시위에서 사망한 사람들을 추모하겠다며 천막을 설치했지만 설치 이전 서울시에 광장 사용신청서를 제출하지 않았다. 

‘서울특별시 광화문광장의 사용 및 관리에 관한 조례’에 따르면 광화문광장을 사용하기 60일 전부터 7일 전까지 신청서를 내야 한다. [비즈니스포스트 임한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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