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확산으로 바깥 출입을 자제하려는 움직임이 뚜렷히 나타나면서 홈쇼핑과 온라인쇼핑몰이 수혜를 볼 것으로 보인다.
박종렬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4일 "메르스 확산으로 오프라인 유통회사들보다 홈쇼핑회사의 영업환경이 긍정적으로 조성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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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직원이 고객이 이용하려는 쇼핑카트 손잡이 부분을 소독해주고 있다. |
메르스 확산으로 초등학교나 어린이집이 휴교 휴원이 잇따르고 있으며 가급적 외출을 자제하는 분위기라는 것이다.
2002년 11월 중국 사스가 발생했을 때에도 홈쇼핑과 온라인쇼핑몰 매출 증가에 긍정적 영향을 끼쳤다는 것이다.
김영환 LIG투자증권 연구원도 “메르스 때문에 전체 소비가 위축되는 가운데 실내활동과 관련된 분야인 홈쇼핑과 미디어, 게임회사 주식이 평소보다 주목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온라인쇼핑몰 매출은 메르스 발생 전보다 크게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면역력이 약한 자녀를 둔 30대 여성들은 물론이고 임산부와 임신을 준비하는 여성들까지 대형마트나 백화점, 식당 등에 출입을 꺼리면서 특수를 누리고 있는 것이다.
육아 전문 온라인커뮤니티에 “대형마트서 장을 보기는커녕 쇼핑몰 택배를 받기조차 꺼려진다”는 글이 올라오고 있다.
온라인쇼핑몰 옥션은 국내에서 메르스 첫 감염자가 발생한 지난달 20일부터 이달 1일까지 12일 동안 식품류 판매량이 메르스 감염자가 나오기 이전 12일(5월8일~19일)보다 크게 늘었다.
이 기간에 옥션에서 라면 판매량은 18%, 즉석밥과 즉석국 등 즉석식품 판매량은 11% 늘었다. 또 국산 돼지고기 판매량은 97%, 쇠고기와 닭고기 판매량은 각각 79%와 22% 늘었다.
또 G마켓에서도 같은 기간에 국산 돼지고기 판매량이 15%, 수입 돼지고기 판매량이 24% 증가했다. 국수 등 면 가공식품 판매량도 43% 늘었다.
배달음식을 찾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옥션과 G마켓에서 중국요리 피자 치킨 등의 판매량은 같은 기간에 37% 늘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홈쇼핑과 온라인쇼핑몰업체들이 나들이철이라 비수기로 꼽히는 5월과 6월에 오히려 매출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홈쇼핑과 온라인쇼핑몰회사들은 이런 시선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 메르스로 매출이 느는 것은 일시적 현상일 뿐 장기적으로 내수가 침체돼 다른 유통업체들과 비슷한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CJ오쇼핑 주가는 지난달 19일 26만8200원으로 오른 뒤 계속 떨어져 4일 22만9천 원을 기록했다. GS홈쇼핑과 현대홈쇼핑, 인터파크 모두 메르스 첫 감염자가 발생한 5월 20일보다 4일 주가가 오히려 떨어졌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계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