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삿돈 수십억 원을 횡령해 도박 등에 사용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의 첫 공판준비기일이 열렸다.
첫 공판준비기일은 공소사실을 요약정리하는 정도로 마무리됐다. 범죄관련 증거가 너무 많아 공소사실에 대한 의견을 밝히기 위한 자료준비가 다음주 초에나 마무리 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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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 |
서울중앙지법 형사23부(재판장 조용현 부장판사)는 3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횡령 및 배임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된 장세주 회장에 대한 첫 공판준비기일을 열었다.
장 회장의 변호인은 “공소사실에 관한 기록을 아직 입수하지 못했다”며 “기록복사가 다음 주 초에나 가능해 공소사실에 대한 의견과 증거에 대한 인정 검토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번 사건 증거목록은 1690여개로 분량이 2만 쪽에 이른다.
재판부는 다음 재판에서 공소사실에 대한 장 회장측의 의견을 듣고 심리계획을 짠다. 다음 재판은 오는 26일 오후 2시에 열린다.
이에 따라 본격적인 법리공방은 2~3차례 기일이 더 진행된 뒤에나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장 회장은 회삿돈 208억 원을 횡령해 그 가운데 38억 원을 미국 라스베이거스 카지노에서 도박을 하는 데 쓴 혐의 등으로 지난달 구속기소됐다.
검찰이 장 회장에게 적용한 혐의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배임, 재산 국외도피, 상습도박, 배임수재, 외국환거래법,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등이다.
한편 이날 재판에서 함께 기소된 김모 전 인천제강소장은 혐의를 인정했다.
김 전 소장은 장 회장의 횡령혐의 액수 208억 원 가운데 88억 원과 관련돼 불구속기소됐다.
김 전 소장은 장 회장이 2005년부터 최근까지 인천제강소에서 생산한 파철을 거래자료 없이 판매한 뒤 거둔 수익을 빼돌리는 데 가담한 혐의를 받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백설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