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전 사위인 신성재 삼우 부회장이 서울 시내면세점 경쟁에 도전해 주목을 받고 있다.

신 부회장은 정몽구 회장의 셋째 딸 정윤이 해비치호텔앤드리조트 전무와 지난해 이혼했다. 신 부회장은 그 뒤 현대하이스코 사장에서 물러나 사업에서 ‘홀로서기’에 나섰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신 부회장은 경영에 참여하고 있는 삼우를 통해 서울 시내면세점 중견중소기업 부문 신규사업자 입찰경쟁에 뛰어들었다.

삼우는 신 부회장의 부친인 신용인 회장이 세운 자동차부품업체다. 이번 면세점사업은 신 부회장이 삼우로 자리를 옮긴 뒤 처음으로 추진하는 사업이다.

이번 입찰에 앞서 삼우는 씨그널엔터테인먼트와 합작회사인 듀티프리아시아를 설립했다. 이 법인은 신 부회장이 51%, 삼우가 29%, 씨그널엔터테인먼트가 2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듀티프리아시아는 서울 종로구 중학동 옛 한국일보 사옥을 면세점 후보지로 정했다. 외국인 관광객들의  관광코스가 몰려 있는 경복궁과 인사동 일대와 가깝다는 점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씨그널엔터테인먼트는 중견 연예기획사인데 한류스타 송승헌씨 등이 소속된 곳이다. 듀티프리아시아는 소속 연예인들의 아시아권 인지도를 면세점사업에 적극 활용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이번 서울 시내면세점 입찰에 중소중견 부문에 모두 14곳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신 부회장은 단 한 곳의 허가권을 놓고 나머지 13곳의 후보와 격전을 치르게 됐다.

특히 듀티프리아시아의 면세점 후보지는 쟁쟁한 후보로 꼽히는 하나투어의 후보지인 인사동과 인접해 있어 치열한 경합이 예상된다.

신 부회장은 미국 캘리포이나루터대 경영학과와 페퍼다인대 MBA를 졸업한 뒤 1995년 현대정공(현 현대모비스)에 입사했다. 정윤이 전무와 인연도 현대정공에서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신 부회장은 1997년 정 전무와 결혼했다. 정 전무는 정몽구 회장이 각별히 아끼는 막내딸이다. 신 부회장은 정몽구 회장의 셋째 사위가 되면서 초고속 승진하는 등 승승장구해 2005년 현대하이스코 대표이사 사장에 올랐다.

신 부회장은 정 회장의 후광을 입었다는 시선도 많았지만 경영자로서 평가도 나쁘지 않았다. 신 부회장은 현대하이스코를 강관전문업체에서 자동차용 냉연강판업체로 탈바꿈하는 데 일조했다.

삼우도 현대차그룹의 사돈기업 덕을 톡톡히 누렸다.

신용인 회장은 1984년 자동차부품을 생산하는 우림산업을 설립한 뒤 1997년 삼우를 인수해 현대차그룹과 거래를 시작했다.

삼우는 1999년 현대기아차의 1차 협력사로 지정됐고 2008년 그룹 계열사로 편입되기도 했다. 삼우는 그 뒤 매출과 영업이익이 급상승했다.

하지만 2010년을 기점으로 거래가 차츰 줄기 시작해 지난해 기준으로 삼우가 현대차그룹 계열사 거래를 통해 올린 매출은 6663억 원까지 떨어졌다. 전년보다 16.1%가 줄어든 것이다. 삼우의 전체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13년보다 8.2%가 줄어 79.4%로 낮아졌다.

신 부회장은 지난해 정 전무와 이혼한 뒤 9월 현대하이스코 대표이사도 내려놓고 삼우 부회장으로 복귀했다.

신 부회장의 이번 면세점사업 도전도 현대가의 그늘에서 벗어나 ‘홀로서기’에 나서는 노력의 일환이다.

신 부회장은 면세점사업 외에도 게임사업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신 부회장은 지난달 게임회사 넥슨의 계열사인 넥슨지티 보통주 1만주를 1억4800만 원어치 사들였다. 넥슨지티는 1인칭 슈팅 온라인게임 ‘서든어택’의 개발사로 신 부회장은 2012년부터 사외이사를 맡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