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공사가 마이크로소프트(MS)의 저작권 침해 논란에 휩싸였다.
MS는 한전에 대해 저작권 침해를 주장하며 제품을 정품으로 구입할 것을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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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환익 한국전력공사 사장 |
MS는 한전뿐 아니라 국내기업과 국가기관 등을 상대로 라이선스 비용지불을 요구하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MS는 최근 한전에 공문을 보내 배전지능화 시스템과 관련해 저작권을 침해했다며 제품을 정품으로 구입할 것을 요청했다.
MS는 한전이 배전지능화 시스템에 활용되는 중앙제어장치 189대와 배전선로 제어장치 8만7천대에 대한 라이선스가 필요한데도 한전이 2559개의 라이선스만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MS는 합리적 해결방안을 찾기 위해 공문을 보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MS 관계자는 “공문을 보낸 것은 맞지만 법적 소송 등은 아직까지 검토하지 않았고, 검토할 생각도 없다”고 말했다.
MS에 따르면 한전은 1998년 자체 배전지능화 시스템을 구축하면서 MS의 서버용 프로그램인 ‘MS SQL’ 2559개를 대당 약 34만원에 구입했다.
배전지능화는 한전의 주업무인 배전기능에서 전봇대 등에 사람이 올라가 수동으로 개폐하는 대신 이를 원격으로 시스템을 통해 조종하는 것이다.
한전은 그뒤 8만여 개의 서버를 증설했는데 이에 대한 라이선스 비용을 내지 않았다고 MS는 주장했다.
MS는 저작권 손해 규모가 280억 원 가량에 이른다고 보고 있다.
MS는 한전을 상대로 소송을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으나 합리적으로 해결되지 않을 경우 자칫 글로벌 기업과 국내 공기업간 저작권 소송이 벌어질 수도 있다.
이에 대해 한전은 “집계방식이 다른 데서 생긴 오해”라며 “서버가 증설되긴 했지만 비용은 서버 숫자가 아닌 이용자의 숫자에 따라 매겨져 하는 만큼 비용을 더 낼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한전은 일단 법리적 해석을 검토한 뒤 대응방안을 내놓기로 했다.
문제는 한전에서 끝나지 않고 MS가 국내기업과 정부기관들을 상대로 서버와 데이터베이스용 라이선스(CAL)에 대한 합당한 비용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서버와 데이터베이스는 일단 설치하면 철거나 교체가 쉽지 않다. MS가 라이선스 비용을 올리고 산정기준을 바꿔 소급적용할 경우 비용이 상승하는 것은 물론이고 법적 소송에 휘말릴 수 있게 된다.
MS는 오는 8월부터 클라이언트 접속 라이선스 비용을 13% 가량 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MS는 한전 외에도 국방부와 일선 학교를 상대로 문제를 제기하면서 갈등이 빚어진 적이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