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화웨이가 올해 미국 정부의 무역제재로 타격을 받아 예상치의 절반 수준에 그치는 스마트폰 출하량을 보일 수도 있다.
삼성전자는 유럽과 남아메리카 등 세계시장에서 화웨이 스마트폰의 수요를 대체하며 출하량을 크게 늘릴 것으로 예상된다.
17일 블룸버그 등 외국언론에 따르면 화웨이는 최근 중국을 제외한 해외시장에서 자체 스마트폰 출하량 전망치를 기존의 40~60% 수준으로 낮춰 잡았다.
화웨이 전체 스마트폰 출하량에서 해외시장의 수요가 1억 대 안팎으로 추정되는 만큼 연간 스마트폰 판매량이 4천만 대~6천만 대 정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한 것이다.
블룸버그는 “화웨이는 미국정부의 제재로 불확실성이 커지자 판매 목표치를 크게 낮춰 잡은 것”이라며 “앞으로 중국 내수시장에 더욱 집중할 가능성이 높다”고 바라봤다.
미국 정부는 화웨이가 구글 등 미국 기업의 소프트웨어나 부품을 사용할 수 없도록 하는 제재조치를 결정했다.
유럽 통신사는 미국 정부의 제재 이후 화웨이의 스마트폰 출시를 꺼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들도 구글의 서비스를 이용하기 어려워지면 화웨이 스마트폰 구매를 망설일 수밖에 없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화웨이는 지금과 같은 상황이 지속된다면 자체 기술로 개발한 운영체제를 적용한 스마트폰으로 중국 내수시장 공략에 더욱 힘을 싣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시장 조사기관 트렌드포스는 미국의 무역제재 영향으로 올해 스마트폰시장이 지난해와 비교해 7% 줄어들며 역성장세가 뚜렷하게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다른 스마트폰업체와 달리 출하량을 크게 늘리며 미국과 중국 무역분쟁의 수혜를 볼 것으로 전망됐다.
트렌드포스는 “삼성전자는 화웨이가 주력으로 삼던 유럽과 남미시장에서 오랜 사업기반을 구축하고 있었다”며 “미국 정부의 제재로 화웨이가 타격을 받으면 삼성전자에 반사이익이 돌아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트렌드포스는 삼성전자의 올해 스마트폰 출하량이 3억 대를 넘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해 추정치인 2억9300만 대와 비교해 늘어나는 수치다.
화웨이의 올해 스마트폰 출하량은 기존 예상치보다 약 30%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애플의 아이폰 출하량 예상치도 중국에서 부진 가능성을 반영해 이전보다 약 4% 낮아졌다.
트렌드포스는 “미중 무역분쟁이 원만하게 해결되지 않는다면 화웨이가 삼성전자를 뛰어넘고 스마트폰 세계 1위에 오르겠다는 야망을 이뤄내기 어려울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