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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시스템, 상장 앞두고 공정위 제재 유예받을 길 찾을 가능성 확인

이한재 기자 piekielny@businesspost.co.kr 2019-06-12 16: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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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이 GS건설과 대우조선해양의 하도급법 위반제재 효력 집행정지 신청을 받아들이면서 한화시스템 역시 공정거래위원회의 하도급법 위반 제재와 관련해 한숨 돌릴 것으로 보인다.

한화시스템은 현재 상장을 준비하고 있는데 공정위의 하도급법 위반 심의에서 ‘영업정지’라는 최악의 제재를 받더라도 GS건설과 대우조선해양 사례에 따라 집행정지 신청을 통해 안정적으로 상장을 추진할 시간을 벌 가능성이 크다.
 
한화시스템, 상장 앞두고 공정위 제재 유예받을 길 찾을 가능성 확인
▲ 장시권 한화시스템 시스템부문 대표이사(왼쪽), 김경한 한화시스템 ICT부문 대표이사.

12일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공정위 기업거래정책국은 이르면 6월 안으로 한화시스템(옛 한화S&C)의 하도급법 위반행위와 관련한 영업정지 제재 여부를 결정해 발표한다.

공정위 관계자는 “한화시스템의 하도급법 위반 제재 사안은 현재 소위원회 심의를 앞두고 있다”며 “조만간 심의할 계획인 만큼 상반기 안으로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공정위는 하도급법 위반 벌점이 10점을 넘으면 영업정지 제재를 내릴 수 있는데 한화시스템은 과거 한화S&C 시절 3년 동안 하청업체를 대상으로 부당한 계약, 대금지급 지연 등 하도급법 위반 행위를 저질러 10점이 넘는 벌점을 받아 심의대상에 올랐다.

한화시스템은 2018년 8월 한화S&C와 옛 한화시스템이 합병해 출범한 회사로 제재가 확정되면 공정위가 1999년 하도급법 벌점 제도를 시행한 뒤 처음으로 영업정지 제제를 받는 불명예를 안게 된다.

문제는 공정위의 결정이 불명예를 넘어 한화시스템의 상장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이다.

한화시스템은 현재 올해 말을 목표로 기업공개(IPO)를 준비하고 있는데 공정위로부터 영업정지 제재를 받는다면 상장에 부정적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다만 영업정지 제재가 내려지더라도 GS건설과 대우조선해양처럼 행정소송과 집행정지 신청 등을 통해 시간을 벌며 상장에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할 것으로 보인다.

GS건설과 대우조선해양은 하도급법 위반에 따른 벌점이 5점을 넘어 최근 공정위로부터 공공입찰 금지 제재를 받았는데 법원은 GS건설과 대우조선해양이 낸 집행정지 신청을 각각 받아들여 공정위의 제재를 유예했다.

법원은 하도급법 위반 제재와 관련해 행정소송 결과가 나올 때까지 공공입찰 제한효력을 정지할 것을 결정했는데 이에 따라 GS건설과 대우조선해양의 제재 여부는 확정판결이 나오는 3~4년 뒤에 다시 판단될 것으로 보인다.

공정위는 그동안 실효성이 낮던 하도급법 벌점제도를 정비해 2018년부터 하도급법 위반에 따른 제재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는데 이번 법원의 결정으로 다소 힘이 빠지게 됐다.

공정위가 한화시스템에 영업정지라는 강력한 제재를 내리더라도 한화시스템이 GS건설과 대우조선해양의 사례를 참고해 제재 효력을 뒤로 미룰 가능성도 높아졌다.

한화시스템은 한화그룹이 2010년 한화생명 이후 거의 10년 만에 상장을 추진하는 계열사로 여러 측면에서 상장 흥행에 성공할 필요가 있다.

한화시스템 상장은 우선 방산사업 확대 측면에서 중요하다.

한화시스템은 한화그룹에서 방산사업의 중간 지주회사 역할을 하고 있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자회사로 상장 흥행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재무구조 개선에 큰 도움을 줄 수 있다.

김연수 NICE신용평가 선임연구원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3500억 원 규모의 미국 항공부품 전문업체 이닥(EDAC) 인수로 재무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며 “다만 자회사인 한화시스템의 상장을 앞두고 있어 자금 유입규모에 따라 부담 수준이 달라질 수 있다”고 바라봤다.

NICE신용평가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신용평가 등급변경 검토요인으로 방산사업의 안정적 수익 창출력, 민수사업의 수익성 개선 여부, 이닥 인수에 따른 차입금 변동추이 등과 함께 한화시스템 상장을 통한 자금 유입규모 등을 살펴보기로 했다.
 
한화시스템, 상장 앞두고 공정위 제재 유예받을 길 찾을 가능성 확인
▲ 김경한 한화시스템 ICT부문 대표이사(왼쪽)와 장시권 한화시스템 시스템부문 대표이사가 2018년 8월1일 합병 주주총회 뒤 악수하고 있다. <한화시스템>

한화시스템 상장은 한화그룹의 경영권 승계자금 마련 측면에서도 의미를 지닌다.

에이치솔루션은 한화시스템의 3대주주인데 한화시스템의 상장 과정 혹은 상장 이후에 보유하고 있는 지분 14.5%를 모두 처분해 수천억 원의 자금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에이치솔루션이 한화시스템 지분 매각을 통해 손에 쥐게 되는 돈은 경영권 승계자금으로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

에이치솔루션은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세 아들이 지분 100%를 보유해 한화그룹 경영승계의 핵심역할을 할 계열사로 꼽힌다. 2017년 한화S&C에서 분할해 출범했는데 일감 몰아주기 의혹에서 벗어나기 위해 한화시스템 지분을 단계적으로 전량 처분하기로 했다.

한화시스템 관계자는 “현재 공정거래위원회의 최종 심의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GS건설과 대우조선해양의 하도급법 위반 제재와 관련해 법원은 집행정지 신청을 인용해 준 것밖에 없다”며 "이번 법원 결정이 한화시스템 하도급법 위반 제재 여부를 결정하는 데 미치는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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