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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 |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이 팬오션 인수를 앞두고 소액주주들의 거센 반대에 부딪혀 최대고비를 맞고 있다.
김 회장은 팬오션 변경회생계획안이 부결될 경우 팬오션 인수를 철회한다며 배수의 진을 치고 있다.
29일 법원과 하림그룹에 따르면 팬오션 변경회생계획안에 대한 이해관계인집회가 다음달 12일 열린다.
하림그룹은 지난해 말 사모투자펀드인 JKL파트너스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팬오션 매각 본입찰에 단독으로 참여해 지난 2월2월 인수계약을 마쳤다. 팬오션은 국내 최대 벌크선회사로 법정관리를 받고 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파산부는 하림그룹이 요청한 변경회생계획안을 승인했다. 이 계획안에 주주권리를 1.25대 1로 감축하는 내용이 들어있다.
그러나 팬오션 일부 소액주주들은 지난 3월 인터넷포털에 ‘팬오션 소액주주권리찾기모임’(소액주주) 카페를 개설해 하림그룹이 제시한 변경회생계획안을 부결시키기 위해 우호지분 확보에 나섰다.
변경회생계획안이 관계인집회에서 통과되려면 채권자의 2/3, 주주의 1/2이 동의해야 한다. 소액주주들은 법원에 관계인집회 참석을 신고한 9천여만 주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4천만 주의 우호지분을 확보했다고 발표했다.
소액주주 주장대로라면 변경회생계획안이 부결될 가능성도 높다. 소액주주들은 이미 20대1의 무상감자를 한 상황에서 변경회생계획안에 포함된 ‘1.25대 1’의 감자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인다.
반면 하림그룹은 감자규모가 법원의 중재로 결정됐고 팬오션이 법정관리에서 벗어난 뒤 주가상승 전망 등을 고려해 최선의 선택을 한 것이라고 강조한다.
감자로 주주권리가 일시적으로 줄어들 수 있겠지만 팬오션 영업이 정상화하면 기존 가치 이상으로 주가가 오를 수 있다는 것이다.
하림그룹 관계자는 관계인집회 결과와 관련해 “부결될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면서 “일단 결과를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변경회생계획안을 수정할 계획은 없다”며 “무산되더라도 재협상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하림그룹은 변경회생계획안이 통과되지 않을 경우 팬오션 인수를 철회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하림그룹의 인수가 불발될 경우 팬오션은 법정관리 상황이 장기화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물론 변경회생계획안이 소액주주들의 반대로 관계인집회에서 부결되더라도 법원이 강제인가를 승인하면 변경회생계획안이 확정돼 하림그룹이 계획대로 팬오션 인수작업을 마칠 수도 있다.
팬오션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자산은 4조4394억 원, 부채는 3조444억 원(부채비율 218%)이다. 연간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조6456억 원과 2159억 원이다.
팬오션은 올해 1분기에 영업이익 589억3200만 원을 내 전년 같은 기간 대비해 영업이익이 18.6% 늘었다.
1분기 매출은 3877억6300만 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10.8% 늘었다. 당기순이익은 1167억3200만 원으로 216.5% 증가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