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과 현대하이스코의 합병이 승인됐다.
우유철 현대제철 부회장은 이번 합병을 통해 그동안 내수에 비해 취약했던 해외시장 확대에 본격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
|
|
▲ 우유철 현대제철 부회장 |
현대제철과 현대하이스코는 28일 각각 인천과 울산에서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합병을 승인했다. 합병기일은 7월1일이다. 현대제철이 현대하이스코를 흡수합병하는 방식이다.
우 부회장은 이날 주주총회에서 “올해 현대제철은 내실은 다지는 해로 정하고 합병을 통해 제품 포트폴리오를 확대할 것”이라며 “사업역량을 총동원해 새로운 철강시대 리더가 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제철은 앞으로 연매출 20조 원 규모의 제철회사로 몸집이 커지게 된다. 또 규모의 경제를 실현해 경쟁력도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우 부회장은 특히 현대제철의 해외사업 확대에 많은 기대를 걸고 있다.
현대제철은 그동안 국내에서 현대차그룹과 현대중공업의 물량을 받아 매출을 키웠지만 해외시장에서 유독 힘을 못쓴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현대제철은 지난해 연결기준으로 16조7600여억 원의 매출을 거뒀는데 이 가운에 해외에서 거둔 매출은 517억 원에 불과했다. 해외매출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0.3%밖에 되지 않는다.
현대제철은 올 1분기에도 해외시장에서 134억 원의 매출을 올리는 데 그쳤다. 전체 매출 3조7505억 원의 0.3% 수준이다.
우 부회장은 이번 현대제철 합병을 통해 앞으로 해외시장에서도 포스코와 정면승부를 벌일 발판을 마련했다.
원래 현대제철에서 자동차강판을 생산해 현대하이스코에 넘기면 현대하이스코 해외 스틸서비스센터에서 이를 가공해 판매하는 방식이었지만 합병을 통해 모든 과정이 현대제철에서 이뤄지게 된다.
현대제철은 오랜 기간 현지에서 사업을 진행한 해외 스틸서비스센터의 안정적 현지 유통망도 그대로 물려받게 됐다.
올해부터 해외매출도 크게 늘 것으로 보인다.
해외 스틸서비스센터의 지난해 매출은 2조8405억 원에 이른다. 여기에 판매법인 2곳의 매출 4400여억 원까지 더할 경우 3조 원을 훌쩍 넘는다.
내년에 현재 건립중인 멕시코 스틸서비스센터도 본격적으로 가동한다. 현대하이스코는 기아차의 멕시코 공장 신설에 맞춰 멕시코 스틸서비스센터를 짓고 있다.
합병 뒤에도 현대제철의 지배구조는 크게 변하지 않는다.
현대제철의 최대주주는 지분 19.57%를 보유하고 있는 기아차다. 뒤를 이어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11.81%, 현대차가 11.18%의 지분을 보유하게 된다.
앞으로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의 입지는 더욱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정 부회장은 현대제철에서 품질관리와 경영기획을 담당하고 있다.
정의선 부회장은 2012년 3월 현대제철 사내이사로 처음 선임된 데 이어 올해 주주총회에서 현대제철 사내이사에 재선임됐다. 정몽구 회장은 지난해 2월 9년 만에 현대제철 등기이사를 사임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