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이 수소차 관련 사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기 위한 준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수소차시장이 아직 본격화되지 않은 만큼 현대제철은 현대자동차를 통해 사업역량을 쌓으며 수소차시장의 개화기를 준비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4일 현대제철에 따르면 현대차의 수소차 생산 확대전략에 맞춰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현대제철은 수소차 시대의 본격화에 대비해 수소연료전지용 금속분리판사업, 연료용 수소 공급, 친환경차용 경량철판 등을 준비했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수소차 관련사업들이 아직은 크지 않아 당장은 계열사 현대차를 지원하는데 집중할 것”이라며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수소차 관련 사업을 철강사업의 의존도를 낮추고 매출을 다변화하기 위한 성장동력으로 육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는 2030년까지 수소차 생산량을 연 50만 대까지 늘리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올해 수소차 넥쏘를 3천 대 생산하고 2020년에 1만 대까지 늘리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현대제철은 이를 지원하기 위해 2019년 하반기 당진에 수소연료전지의 핵심부품인 금속분리판의 생산공장을 추가로 지어 현재 수소차 1만 대 분량의 생산능력을 올해 안에 1만6천 대 분량으로 늘린다.
앞으로 수소차시장 성장에 따라 추가 증설을 진행하겠다는 계획도 내놓았다.
현대제철은 의왕 공장에서 연 3천 대 분량의 금속분리판을 생산해왔는데 3월 당진 공장을 완공해 3천 대 분량의 생산량을 추가로 확보했다. 이어서 당진 공장을 증설해 5월 의왕 공장과 당진 공장을 합쳐 1만 대 분량의 생산능력을 갖췄다.
현대제철은 금속분리판사업이 당장 큰 수익으로 이어지지는 않지만 장기적으로 성장성이 크다고 본다. 2만 대 분량의 금속분리판을 생산할 때 매출 1500억 원, 영업이익률 10%를 기대할 수 있는 수준이다.
방민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금속분리판사업은 시장 성장에 따라 앞으로 1조 원 매출 규모의 사업으로 성장할 수 있다”며 “현대제철의 중요한 중장기 성장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대제철은 현대차에 수소차의 연료도 공급할 준비를 하고 있다.
현대제철은 2016년부터 당진제철소에서 연 300만 kg의 부생수소를 생산해 산업용 가스로 판매해왔는데 올해부터 생산량을 연 650만 kg으로 늘렸다.
부생수소를 산업용 가스가 아닌 수소차 연료용 가스로 활용하기 위해 국내 최대의 수소가스 생산회사인 덕양과 손을 잡고 올해 안에 당진에 연료용 수소 생산공장을 착공한다.
넥쏘 1대를 1회 충전하는데 6.3kg가량의 수소가 필요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현대제철은 당진제철소의 부생수소로 연 100만 회가량을 충전할 수 있는 수소를 현대차에 공급할 수 있게 된다.
현대제철은 당진공장에서 생산되는 수소의 활용도를 검토한 뒤 인천과 포항 등 부생수소가 생산되는 다른 사업장에서도 부생수소를 연료용으로 생산하는 설비를 설치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현대제철은 친환경차용 자동차 강판제품도 준비해뒀다.
친환경차들이 연비 향상을 위해 차량 경량화에 힘을 쏟는다는 점에 착안해 자동차용 철강브랜드 ‘H솔루션’을 내놓았다. 지난 4월16일 상하이모터쇼에서는 H솔루션이 적용된 콘셉트카를 공개했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H솔루션이 적용된 차체는 기존 차체보다 2배 강하지만 25% 가벼워 동급 전기차와 비교해 9%가량의 연비 향상 효과가 있다”며 “현대차뿐만 아니라 모든 친환경차회사를 대상으로 판매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강용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