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기 동부그룹 회장이 동부팜한농 매각작업을 추진하면서 동부팜한농의 재무적투자자(FI)들과 갈등을 빚고 있다.
김 회장은 일본계 사모펀드 오릭스프라이빗에쿼티코리아에 동부팜한농을 매각하는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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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 |
하지만 동부팜한농 재무적투자자들은 공개경쟁입찰을 통해 동부팜한농을 직접 경영할 수 있는 기업을 찾는 쪽을 선호하고 있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동부그룹은 오릭스에 동부팜한농 경영권과 지분 100%를 수의계약 방식으로 매각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동부팜한농 재무적투자자들이 오릭스에 기업을 매각하는 방안에 부정적 태도를 보이고 있어 협상이 이뤄질 가능성은 높지 않다.
동부팜한농의 재무적투자자는 하나대투증권, 스틱인베스트먼트, 원익투자파트너스, 큐캐피탈파트너스 등이다. 이들은 동부팜한농 지분 50.1%를 보유하고 있다. 동부그룹 측이 나머지 49.9%를 소유하고 있다.
동부팜한농 재무적투자자들은 동부그룹에 위임했던 경영권을 지난 3월 말 되찾았다. 동부팜한농은 이에 따라 동부그룹에서 계열분리 절차를 밟고 있다.
동부그룹은 이 과정에서 동부팜한농 매각을 맡아 협상할 수 있는 권리를 재무적투자자들에게 받았다. 동부그룹은 이에 따라 오는 6월30일까지 동부팜한농 매각협상을 독자적으로 추진할 수 있다. 다만 최종 매각 결정은 재무적투자자들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오릭스는 4월 동부팜한농을 인수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오릭스는 그 뒤 동부그룹과 논의를 거쳐 기업실사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동부그룹과 오릭스는 동부팜한농 가격을 약 7천억 원대로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동부팜한농 재무적투자자들은 최근 오릭스에 매각하는 방안에 반대한다는 의사를 동부그룹에 전달했다. 오릭스가 김준기 회장에게 경영권을 되찾을 기회를 주는 조건으로 인수가격을 낮출 수 있다고 우려한 것이다.
오릭스는 동부팜한농 매각협상 과정에서 동부팜한농의 최대주주인 동부(옛 동부CNI)가 동부팜한농 지분의 약 30%를 후순위출자하는 방안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경우 오릭스는 동부팜한농 인수대금 가운데 약 5천억 원만 부담하게 된다.
오릭스는 그 대가로 김준기 회장에게 동부팜한농에 대한 콜옵션을 보장하는 방안을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동부그룹의 재정상태가 좋아지거나 동부팜한농이 기업공개(IPO)을 하게 될 때 지분을 되살 수 있는 조건을 제시한 것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동부팜한농 재무적투자자들은 오릭스가 동부그룹에 제시한 방안에 대해 콜옵션 등으로 인수가격이 낮아질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며 “동부팜한농이 1분기에 좋은 실적을 낸 만큼 회수자금을 최대한 늘릴 공개경쟁입찰을 선호할 것”이라고 말했다.
동부팜한농은 올해 1분기에 영업이익 463억 원을 냈다. 지난해 1분기보다 112%나 증가했다. 1분기 매출도 2500억 원으로 지난해 1분기보다 4% 늘었다.
동부팜한농은 오는 6월30일까지 인수자가 확정되지 않을 경우 7월1일부터 경영권 공개경쟁입찰을 진행하게 된다. 동부팜한농 재무적투자자들은 공개경쟁입찰을 염두에 두고 잠재적 전략적투자자(SI)를 찾고 있다.
동부팜한농 재무적투자자들은 공개경쟁입찰을 위해 크레디트스위스(CS)와 KDB산업은행 인수합병실을 매각주관사로 선정했다. 동부그룹도 오릭스와 인수계약이 맺어지지 않을 경우에 대비해 재무적투자자들과 별도로 모건스탠리를 매각주관사로 결정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