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석철 기자 esdolsoi@businesspost.co.kr2019-05-29 14:4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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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성부 KCGI 대표가 한진칼 지분 매입을 멈추지 않고 있다. 높은 주가와 공정거래위의 기업결합심사 등도 감수하고 있다.
강 대표가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측과 협상에서 우위를 차지하지 위한 것이라는 시각과 함께 주주행동주의를 넘어 적대적 인수합병 등을 염두에 둔 움직임이란 관측도 나온다.
▲ 강성부 KCGI 대표.
29일 투자금융업계에 따르면 KCGI는 투자목적회사 그레이스홀딩스를 통해 조양호 전 한진그룹 회장에 이은 2대주주 자리를 더욱 굳건하게 만들었다.
조 전 회장이 사망한 뒤 한진칼 지분 3.18%를 추가로 사들이며 한진칼 지분 15.98%를 확보해 조 전 회장 보유지분 17.84%를 바짝 뒤쫓고 있다.
조 전 회장이 세상을 떠난 뒤 한진그룹 지배구조 개편 기대감이 커지면서 한진칼 주가가 상승흐름을 보이고 있는 만큼 KCGI의 매입단가도 계속해서 올라가고 있지만 한진칼 주식을 거침없이 사들이고 있는 것이다.
KCGI가 한진칼 지분을 처음 사들였던 지난해 11월에 한진칼 주식 1주당 평균 매입단가는 2만4557원이었다.
올해 3월28~4월8일까지 KCGI가 사들인 한진칼 주식의 1주당 평균 매입단가는 2만5252원으로 비슷한 수준이었지만 조 전 회장이 세상을 떠난 뒤 한진칼 주가가 사상 최고가를 새로 쓰는 등 급등하면서 KCGI의 매입단가도 급격히 높아졌다.
KCGI는 4월22일~25일에는 주당 평균 3만8124원에 각각 한진칼 주식을 사들였고 5월23일~24일에는 주당 평균 4만4883원에 한진칼 주식을 매입했다.
지난해 11월 최초 매입단가와 비교하면 각각 55%, 77%씩 높은 수준이다. 이 기간에 사용한 매입자금은 758억 원에 이른다.
또 KCGI가 한진칼 지분율 15%를 넘겼다는 점도 주목할 대목이다.
공정거래법 제12조에 따르면 상장법인 발행주식 총수의 15% 이상을 소유하면 공정거래위원회에 기업결합을 신고하고 심사를 받아야 한다.
이 과정에서 투자자 자금의 출처가 드러날 수 있기 때문에 KCGI가 한진칼 지분율을 15%를 넘기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했지만 이번에 가뿐하게 넘겼다.
한진그룹 오너 일가가 지분 정리 및 상속세 마련 등의 문제를 해결하는데 공을 들이고 있는 만큼 이때를 노려 지분을 더욱 사들여 한진그룹 오너일가를 상대로 한 협상력을 끌어올리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측은 최근 KCGI에 경영 파트너로 만나보자는 내용을 담은 메시지를 전달하는 등 협상 여부를 타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강 대표가 한진그룹 측에 요구해왔던 재무구조 개편방안 등을 현실화하기 위한 조 회장 측과 협상 과정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한진칼 지분을 꾸준히 더 확보해두고 있다는 것이다.
KCGI가 ‘승계 및 특수상황부문’과 ‘글로벌부문’을 각각 새 사업부문으로 꾸리는 조직개편을 실시한 만큼 본격적으로 한진칼 최대주주 자리를 노리며 앞으로 한진그룹 오너 일가와 벌어질 경영권 분쟁을 대비하는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강 대표가 KCGI를 2대주주로서 지배구조 개선안을 제시하는 주주행동주의 펀드가 아닌 한진칼 최대주주에 올라 적대적 인수합병을 시도하는 등 직접 경영권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일 수 있다는 것이다.
높은 매입단가를 감수하면서 추가로 지분을 사들인 것 역시 경영권 프리미엄까지 확보하는 것을 염두에 둔 결정일 수 있다.
동시에 꾸준히 한진칼 지분을 사들여 한진칼 주가가 높은 수준에 머무르면 한진그룹 오너 일가의 상속세 부담도 늘어나 앞으로 벌어질 지분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도 있다. 상속세는 상속개시일(사망일) 앞뒤로 각각 두달 동안(전체 4개월)의 주가를 기준으로 부과된다.
KCGI도 자금 상당부분을 소진한 상태지만 주식담보대출 및 해외펀딩으로 추가자금을 확보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KCGI 측은 한진칼 지분 추가매입과 관련해 "공시를 통해 알린 것 외에 밝힐 내용은 없다"고 말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KCGI의 한진칼 경영참여 가능성이 높아진 만큼 추가 펀딩을 통한 자금 확보도 수월해졌다”며 “한진그룹 오너일가가 지분 상속 및 상속세 재원 마련 등을 놓고 갈등설이 불거지는 등 어수선한 상황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경영권 확보를 시도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