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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색화와 온라인경매, 한국 미술품시장 판 키운다

김수진 기자 ksj01@businesspost.co.kr 2015-05-22 08:5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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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색화와 온라인경매, 한국 미술품시장 판 키운다  
▲ K옥션의 경매현장

국내 미술품시장의 판이 커지고 있다.

한국미술시가감정협회가 지난해 서울옥션을 비롯한 8개의 국내 미술품 경매회사의 실적을 집계한 결과 미술품 거래량과 낙찰액 모두 눈에 띄게 늘었다.

지난해 경매가 모두 85회 진행됐는데 1만3822 점이 출품돼 8828 점(63.9%)이 낙찰됐다.


낙찰액은 970억7300만 원에 이른다. 이는 2013년 720억700만 원보다 34.8% 증가한 것으로 2008년 낙총액 1155억 원 이후 가장 많은 액수다.


미술품 경매 시장이 다시 회복세에 접어든 것이다.

국내 미술품시장이 커진 것은 저금리 기조가 굳어지면서 미술품이 대안투자로 각광을 받은 덕분이기도 하지만 미술품 경매회사들의 역할도 컸다.

국내 미술품 경매시장을 이끄는 서울옥션과 K옥션은 해외에서 단색화 열풍을 이끌어 낙찰가를 높였고 온라인 경매를 확대해 미술품 구매층을 대중화하는 데 성공했다.

◆ 단색화 열풍을 일으킨 해외경매

지난 3월 홍콩에서 열린 K옥션의 단독경매에서 단색화 출품작 24점이 높은 가격에 완판됐다.

김환기의 1970년대 작품 ‘3-II-70 #143’은 8억8330만 원에 팔려 경매 최고가를 기록했다.

한국 단색화 열풍은 해외에서 시작됐다. 이는 국내 경매회사들이 꾸준히 해외경매에서 단색화를 한국의 대표 현대미술품으로 알린 성과다.

서울옥션은 2008년부터 시작한 홍콩경매를 통해 정상화, 윤형근 등 한국의 단색화 작가를 소개했다.

  단색화와 온라인경매, 한국 미술품시장 판 키운다  
▲ 이학준 서울옥션 대표
이학준 서울옥션 대표는 “한국 단색화 경매입찰을 분석하면 해외참여가 70%를 차지하고 구체적으로 유럽과 미국이 60%, 중화권이 30~40%를 나타내고 있다”며 “저평가되어 있던 한국미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해외경매의 단색화 열기는 올해 더욱 뜨거워질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옥션과 K옥션은 이달 30~31일 홍콩에서 열리는 단독경매에 각각 87점, 91점의 단색화를 출품한다.

단색화는 1970년대 한국화단을 이끌었던 사조로 단일한 색조의 작업을 반복해 평면을 표현한 추상회화다. 서양의 모노크롬 회화의 비슷해 ‘한국의 모노크롬’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미술계의 한 관계자는 해외경매에서 단색화의 인기에 대해 “해외 컬렉터는 단색화가 벽지처럼 있는 듯 없는 듯 한 점이 매력이라고 말한다”며 “다른 그림과 충돌하지 않고 동양의 여백미가 느껴져 좋아한다”라고 진단했다.

해외에서 출발한 단색화 열풍은 국내에도 영향을 미쳐 단색화 가격은 1년 새 평균 5~10배 올랐다. 또 거래량도 크게 늘고 있다.

서진수 미술시장연구소 소장이 국내 오프라인 경매를 분석한 통계에 따르면 2001~2013년 단색화 작품의 거래액이 59억2700만 원이었는데 지난해 한해에만 49억1300만 원으로 규모가 커졌다.

단색화는 올해 1분기에만 36억7700만 원어치가 거래됐다.

◆ 미술품의 대중화, 온라인경매

국내 미술품시장이 커진 데는 온라인 경매의 역할도 결코 무시할 수 없다.

온라인 경매는 회원가입만 하면 응찰기회가 주어지고 현장을 방문하지 않아도 참여할 수 있다. 온라인 경매는 10만 원대부터 수억 원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가격대로 선택의 폭도 넓어 젊은세대나 주부, 초보 컬렉터 등 일반인들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서울옥션과 K옥션은 온라인경매 사업을 본격적으로 확대에 국내 미술시장의 파이를 키웠다고 평가받는다.

  단색화와 온라인경매, 한국 미술품시장 판 키운다  
▲ 지난 3월 K옥션이 8억8330만 원에 판매한 김환기의 단색화 '3-II-70 143'
서울옥션은 지난해 8월 온라인경매 ‘이비드 나우(eBID NOW)’를 론칭하고 지난 4월15일 제5회 온라인 경매를 진행했다. 이날 서울옥션은 낙찰률 65%, 낙찰총액은 6억271만 원을 기록했다.

서울옥션은 당시 ‘혼례&키즈’와 ‘조선시대의 가구’라는 주제를 정했다. 결혼과 아이들을 주제로 선물하기 좋은 중저가 미술품과 다양한 웨딩 관련 품목들로 일반인을 사로잡았다.

물론 장욱진, 천경자, 김환기 등 유명 한국화가들의 작품도 거래됐다. 장욱진의 ‘무제’는 9천만 원에 낙찰돼 최고가를 기록했다.

서울옥션은 온라인경매와 함께 중저가미술품을 확대해 실적도 개선했다. 서울옥션은 1분기 매출 67억4900만 원, 영업이익 20억5600만 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68%, 555% 급증한 것이다.

K옥션도 온라인경매에서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K옥션은 3년째 온라인경매 낙찰액에서 국내1위를 차지하고 있다.

K옥션은 1년에 한 번 하던 온라인경매를 올해 여러 차례 진행하기로 했다.

K옥션이 지난 3월 진행한 ‘K옥션 문화예술사랑 온라인경매’는 낙찰률 100%에 낙찰액 2389만 원을 기록했다. 존 배의 ‘무제’는 50만 원에 출발해 385만 원에 낙찰되며 치열한 경합을 보여줬다.

지난 4월 열린 온라인경매 ‘클릭(Click) & 컬렉트(Collect)’에서 낙찰률 75%, 낙찰액은 4억500만 원을 기록했다.

K옥션은 당시 온라인경매에서 단색화의 인기를 반영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단색화 작가들의 판화와 소품들도 내놨다. 박서보의 1961년 작 소품 '무제'는 679만 원, 판화 2점 세트가 84만 원에 판매됐고 추상계열 작가들의 작품도 인기리에 낙찰됐다.

K옥션 관계자는 “온라인상거래가 활발해지면서 미술품에 대한 수요도 인터넷 기반으로 확대되고 있다”며 “온라인 경매 횟수가 늘어나고 선보이는 작품도 다양해지면서 경매에 참여하는 소비자들이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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