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의 리더는 조직의 대변자인 동시에 조직 구성원의 보호자가 돼야 한다.<br />
<br />
김경성 서울교대 총장이 최근 서울교대 성희롱사태를 수습하며 보여준 모습에서는 학교 대변자 그 이상의 모습을 찾기 어려웠다.<br />
<figure class="image" style="float:right;margin-right:0px; margin-left:15px; margin-top:30px; "><img alt="서울교대 성희롱사태에 대처하는 총장 김경성 태도가 아쉽다" height="200" class='lazyload' data-src="https://www.businesspost.co.kr/news/photo/201905/20190517145915_22348.jpg" width="300" />
<figcaption><table width=320><tr><td align='left' style='margin:0; padding:0px 0px; color:#306f7f; font-size:12px; font-family:verdana; letter-spacing:-0.1em; line-height:160%; table-layout: fixed; width:180px;'>▲ 김경성 서울교대 총장.</td></tr></table></figcaption>
</figure>
<br />
김 총장은 서울교대 성희롱사태의 논란이 급속도로 커지자 13일 담화문을 통해 학교의 방침과 가해학생들의 징계수준을 발표했다.<br />
<br />
그러나 김 총장이 서울교대 홈페이지에 띄워놓은 담화문에는 이번 사건에서 가장 힘들었을 성희롱 피해학생을 위한 구제책은 빠져있었다.<br />
<br />
현재 서울교대 커뮤니티 등에서 서울교대 재학생들은 김 총장의 이번 사태에 대한 미온적 태도에 크게 반발하고 있다.<br />
<br />
서울교대 성희롱사태는 서울교대 국어교육과에 재학하고 있는 한 여학생이 3월 같은과 남학생들의 성희롱 사실을 폭로하며 시작됐다.<br />
<br />
가해학생으로 지목된 국어교육과 남학생들은 2016년 선후배 대면식에서 신입 여학생들의 사진과 개인정보를 모아 책자로 만들어 여학생들을 평가했다. <br />
<br />
5월에 추가 폭로가 나왔다. 서울교대 남학생들이 조별과제 여학생을 불법촬영하고 서울교대를 졸업한 현직 초등학교 교사가 5학년 학생을 놓고 "예쁜 애는 따로 챙겨먹어"라는 등 단체채팅방에서 성희롱한 것이 확인됐다.<br />
<br />
피해학생들의 용기로 서울교대 성희롱사태는 수면위로 떠올랐다.<br />
<br />
하지만 김 총장의 대처는 문제를 해결하기는커녕 학생들의 공분을 불러일으켰다.<br />
<br />
그는 담화문 도입부에서 “이번의 사태는 누구의 잘잘못을 따지기 이전에 서울교대라는 우리의 공동체가 지녔던 과거의 잘못된 관습과 그 문제점을 충분히 인지하지 못한 우리들 모두의 문제”라고 말했다.<br />
<br />
피해학생과 가해학생이 분명히 드러나있는 성희롱사건을 ‘우리들 모두의 문제’라고 이야기하며 사건의 본질을 흐렸다. <br />
<br />
지난해 송영무 전 국방부 장관은 성고충 전문상담관들과의 간담회에서 “여성들이 행동거지라든가 말하는 것을 조심해야 된다"고 발언했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br />
<br />
김 총장이 피해학생을 성문제의 원인 제공자라고 말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가 성희롱사태를 ‘우리’의 문제로 뭉뚱그려버림으로써 가해자와 피해자가 있는 문제가 희석하는 꼴이 되고 말았다.<br />
<br />
또 김 총장은 가해학생들을 유기정학 2~3주라는 가벼운 징계로 마무리했다. 가해학생과 피해학생의 분리 교육 등 피해학생을 위한 구제책은 내놓지 않았다. <br />
<br />
교육대학교는 같은과 학생들이 4년 동안 거의 유사한 강의를 함께 수강한다. 가해학생들은 2~3주 징계를 받은 뒤 학교로 돌아와 피해학생들과 같은 공간에서 같이 수업을 듣게 된다. <br />
<br />
김 총장이 서울교대 학생들의 진정한 보호자라면 피해학생 구제책을 가장 먼저 내놓고 피해학생들이 더 이상 추가 피해를 받지 않도록 발빠르게 대처했어야 한다. <br />
<br />
서울교대를 졸업한 한 학생은 “김 총장이 학교 이미지 때문에 사건을 크게 키우지 않기를 원하는 것 같다”며 “그가 학교만 생각하고 학교만 대변하는 사이에 피해학생은 두려움에 떨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br />
<br />
김 총장이 담화문을 통해 성평등교육 강화, 학생 인권센터 개설 등 피해 재발 방지대책을 내놓은 것은 칭찬받을 일이다. 하지만 지금 사태에서 그가 우선적으로 챙겨야 하는 것은 이 사태로 피해를 입은 학생들이다. <br />
<br />
김 총장이 조직의 구성원들을 적극적으로 보호하는 보호자 역할을 했다면 진정한 교육자라는 말을 듣지 않았을까. [비즈니스포스트 백승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