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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윈 알리바바그룹 회장(왼쪽)이 18일 서울 서초구 양재aT센터에서 열린 '중국 알리바바그룹 티몰(T-Mall) 한국관 개통식'에서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박수를 치고 있다.<뉴시스> |
마윈 알리바바그룹 회장이 한국시장에 발을 성큼 들여놓았다. 마윈 회장은 알리바바의 온라인쇼핑몰인 ‘티몰(T-Mall)’에 한국관을 열어 한국기업들에 문호를 개방했다.
세계 최대의 유통공룡 알리바바는 국내 수출기업들에 기회의 땅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알리바바가 한국에 본격적으로 진출할 경우 국내 전자상거래업계에 지각변동이 일어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마윈 회장은 18일 티몰 한국관 개통식에 참석해 “중국은 향후 2억∼3억 명의 중산층이 형성될 것”이라며 “다양하고 우수한 품질의 해외제품 수요가 날로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마윈 회장은 국가관으로 처음 문을 여는 티몰 한국관이 한국 수출기업의 수익을 늘리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티몰은 알리바바가 2008년 4월 중국 최대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 쇼핑 사이트로 개설했다. 지난해 11월11일 중국 솔로데이 하룻 동안 1800억 원의 매출을 올렸을 정도로 중국 소비자들 사이에 인기 있는 온라인몰이다.
티몰 한국관 개관은 국내 수출기업들의 중국수출을 늘릴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소비확대의 수혜를 입을 것으로 꼽히는 육아용품회사는 이런 기대에 힘입어 19일 주가가 초강세를 나타냈다.
유아용품회사인 아가방컴퍼니 주가는 상한가인 14.8%나 급등해 1만4350원에 장을 마쳤다. 보령메디앙스 주가도 12.82%, 제로투세븐과 남양유업도 각각 10.65%와 7.9% 올랐다.
하지만 국내 유통업계 입장에서 티몰 한국관 개관 소식은 반갑지 않다. 유통업계는 알리바바가 국내상륙의 신호탄을 쏜 것으로 보고 긴장하고 있다.
알리바바는 국내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전자상거래 진출을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고 있다. 그러나 유통업계 관계자들은 마윈 회장이 국내에 발을 들여놓을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본다.
유통업계 관계자들은 알리바바가 인터넷쇼핑몰을 열 경우 미칠 파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전자상거래업계의 토종 대표주자인 11번가와 쿠팡 등 소셜커머스업체들은 타격을 입을까 우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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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리바바의 '티몰' 한국관 첫 화면 |
현재 G마켓, 11번가, 옥션 등 인터넷쇼핑몰이 시장을 점유하고 있으나 규모면에서 알리바바와 상대가 되지 않는다.
이들 3대 인터넷쇼핑몰 가운데 G마켓과 옥션은 이미 이베이의 손에 넘어갔다. 이베이코리아는 지난해 7339억 원의 매출과 562억 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SK플래닛이 운영하는 11번가가 국내 토종기업으로 외로운 싸움을 펼치고 있는 모습이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의 아마존과 중국의 2위 전자상거래업체인 JD닷컴도 국내진출을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마존은 이미 서울 역삼동에 한국지사 사무실까지 마련해 놓은 상태다.
글로벌 전자상거래 공룡들이 한국시장에 눈독을 들이는 것은 국내 전자상거래시장이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전자상거래 시장규모는 지난해 11% 성장해 거래액이 55조200억 원에 이른다. 올해도 13%가 넘는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나라는 인터넷망이 세계 최고수준인 데다 스마트폰 보급률도 75%나 된다. 또 국내 소비자들이 유행에 민감한 점도 전자상거래에 적합한 환경으로 꼽히는 이유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인터넷을 기반으로 유통에서 국가간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어 전자상거래시장에서 유통공룡에 의한 국내시장 잠식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알리바바 등의 국내 전자상거래시장 공략이 녹록하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언어와 문화적 장벽을 쉽게 뛰어넘기 어려운 데다 시장규제도 까다롭기 때문이다.
유통업계의 또 다른 관계자는 “글로벌 전자상거래업체들이 당장 진출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면서도 “이베이가 G마켓과 옥션을 인수한 것처럼 토종기업들이 살아남기 힘든 생태계가 조성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