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와 카카오 등 정보통신(IT)기업은 왜 가상화폐를 주목할까?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와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 등 1세대 벤처창업가들이 가상화폐에서 미래 먹거리를 찾고 있다.
▲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왼쪽)와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 |
12일 정보통신업계에 따르면 네이버와 카카오가 각각 자체 가상화폐 유통과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가상화폐사업을 통해 서비스와 연계한 새로운 사업모델을 발굴하려는 움직임으로 보인다.
네이버는 자회사 라인을 통해 일본에서 가상화폐사업을 펼치고 있다.
라인 관계자에 따르면 라인은 다양한 영역의 디앱(분산형 애플리케이션) 서비스를 내놓으면서 자체 가상화폐 ‘링크’와 블록체인 플랫폼 생태계를 넓혀가는 데 집중하고 있다.
라인은 미래 예측 플랫폼 ‘포캐스트’, 지식공유 플랫폼 ‘위즈볼’, 상품 리뷰 플랫폼 ‘파샤’ 등 디앱 서비스를 내놨고 현재 식당 리뷰 플랫폼 ‘타파’와 여행지 리뷰 플랫폼 ‘스텝’ 등의 론칭을 준비하고 있다.
라인은 앞서 2018년 8월 일본에서 자체개발 가상화폐 링크와 자체 블록체인 네트워크인 ‘링크체인’을 공개했다.
링크는 기존 가상화폐와 다르게 자금조달 목적의 가상화폐공개(ICO)를 진행하지 않고 라인 생태계 안의 특정 서비스를 이용하면 보상으로 가상화폐를 획득하게 하는 ‘이용자 보상’ 개념을 적용했다.
링크와 연계된 디앱 서비스에 가입해 활동하면 링크의 보상정책에 따라 가상화폐를 주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라인의 디앱 서비스 위즈볼은 링크체인을 바탕으로 한 ‘전문가’ 중심의 질의응답 플랫폼인데 질문과 답변, 투표 등 모든 사용자 활동에 가상화폐 링크를 보상으로 지급한다.
위즈볼은 2018년 9월 시험버전이 나온 뒤 3개월 만에 질문 수가 3만 건을 넘어섰고 정보통신, 법률, 레저 등 여러 분야의 전문가 150명 이상이 등록돼 있다.
네이버가 자회사 라인을 통해 자체 가상화폐를 유통하면서 블록체인 관련 서비스를 확대해 또 하나의 거대한 생태계를 만들어가고 있는 셈이다.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는 2017년 3월 네이버 이사회 의장에서 물러나면서 유럽 등 해외에서 가상화폐사업 관련 투자와 사업기회 발굴에 적극적 행보를 보여 왔다.
네이버는 2017년 프랑스 가상화폐 기술회사에 53억 원을 투자했는데 이 결정에는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가 깊이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네이버가 일본에서 가상화폐시장에 진출한 것도 이 글로벌투자책임자의 뜻이 반영된 것으로 전해진다.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은 이 글로벌투자책임자보다 발 빠르게 움직였다.
김 의장은 2013년 자회사인 케이큐브벤처스를 통해 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에 투자하면서 가상화폐사업에 발을 들였다.
카카오는 2019년 4월 기준으로 두나무 지분 8.1%를 들고 있다. 카카오 자회사들의 지분까지 합하면 약 23%의 두나무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카카오는 2017년 3월 블록체인 자회사인 ‘그라운드X’를 세웠고 올해 6월 블록체인 플랫폼 ‘클레이튼’과 클레이튼에서 사용될 자체개발 가상화폐 ‘클레이’를 내놓는다.
한재선 그라운드X 대표이사는 3월 기자간담회에서 그라운드X가 개발하고 있는 가상화폐 클레이를 클레이튼 플랫폼에 참여하는 파트너회사나 개발자에게 보상으로 주는 방식으로 운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카카오도 가상화폐를 발행, 유통해 블록체인 기술을 바탕으로 한 새로운 서비스와 생태계를 만들어나갈 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이다.
클레이튼은 콘텐츠, 공유경제, 헬스케어, 커머스 등 다양한 분야에서 대규모 이용자를 확보한 블록체인 서비스기업 26곳과 파트너 관계를 맺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