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와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 퍼블릭인베스트먼트펀드(PIF)와 합작사업이 오는 6월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는 지난해부터 포스코건설 지분 매각과 사우디아라비아의 국민차사업 계약 등을 뼈대로 하는 합작사업을 추진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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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오준 포스코 그룹 회장 |
권오준 포스코 회장은 철강업황 악화와 검찰수사 등으로 내우외환을 겪고 있는데 사우디아라비아와 합작사업이 본격화하면 한숨을 돌릴 것으로 보인다.
18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포스코와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는 합작사업 협상을 일괄타결해 이르면 6월 중순경 계약을 마무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포스코는 애초 4월까지 협상을 마치고 계약서에 서명할 계획이었으나 검찰의 포스코건설 비자금 수사 등으로 일정이 지연됐다.
포스코는 지난 3월 포스코건설에 대한 검찰수사가 시작된 이후 사우디에 수시로 수사상황을 전하며 긴밀하게 협의해 왔다.
이브라힘 알 아사프 사우디아라비아 재무장관 일행은 지난 4월 말 방한해 권오준 회장과 비공개회동을 갖고 합작사업을 계획대로 추진한다는 뜻을 밝혔다.
사우디아라비아는 포스코건설 수사가 전임 경영진 때의 일이기 때문에 사업일정을 더 늦출 필요가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는 포스코건설의 지분 38%를 1조2천억 원에 인수하고 포스코건설과 합작회사를 공동으로 설립해 사우디아라비아 현지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을 진행한다.
포스코 계열사인 대우인터내셔널은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가 신설한 국영 자동차회사인 SNAM의 지분 15%를 600억 원에 인수해 3대 주주로 참여하고 자동차 설계, 부품조달, 조립 등 국민차 생산을 위한 모든 공정에 주도적으로 참여한다.
대우인터내셔널은 지난 6∼8일 인천 송도 본사에서 SNAM 주요 관계자와 사업추진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워크숍을 열었고 지난 9일 사우디아라비아의 요청으로 국민차사업에 필요한 인력 확보를 위한 채용박람회를 여는 등 합작사업을 위한 준비에 들어갔다.
사우디아라비아와 합작사업 진행은 철강업황의 악화와 검찰수사, 부실 계열사 문제 등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권오준 회장에게 가뭄에 단비 같다.
포스코는 포스코건설 지분매각으로 1조 원이 넘는 자금을 확보하게 돼 포스코그룹의 재무구조 개선 작업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
또 포스코건설 지분매각을 통해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가 발주하는 일감확보에도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사우디아라비아와 합작사업은 검찰수사로 실추된 포스코의 기업 이미지와 신뢰를 회복하는 데도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권 회장에게 특히 이번 합작사업은 중동진출 3.0시대를 열었다는 데 의미가 깊다.
중동 1.0시대는 1970~1980년대 국내 값싼 노동력을 무기로 외화를 벌어들였던 저위험 저수익시대, 중동 2.0은 1990~2000년대 한국건설사들이 설계, 시공, 구매 등을 총괄한 고위험 고수익시대를 말한다.
포스코는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와 포스코건설 지분을 공유하고 합작회사를 설립하기로 합의해 현지 사회간접자본(SOC) 발주사업에 대한 수익성과 안정성을 동시에 보장받는 새로운 사업모델을 만들어 냈다. [비즈니스포스트 백설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