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은 기자 jelee@businesspost.co.kr2019-05-02 16:3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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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메이션 스튜디오 ‘톤코하우스’가 한국에서 첫 전시회를 연다.
톤코하우스는 ‘픽사’ 출신의 아트디렉터가 운영하는 애니메이션 스튜디오다. ‘사람들에게 호기심을 줄 수 있는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 다이스케 다이스 츠츠미(왼쪽)씨와 로버트 콘도씨.
앞으로 애니메이션 작품을 꾸준히 선보이는 한편 미술교육까지 사업을 넓히기로 했다.
2일 톤코하우스는 서울시 강남구 톤코하우스 특별전시장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아트 디렉터 로버트 콘도와 다이스케 다이스 츠츠미가 참석했다.
두 아트디렉터는 픽사에서 일한 경력을 지니고 있으며 2014년 톤코하우스를 설립했다.
3D, 2D 영화, TV 시리즈를 제작하고 파인 아트와 합작한 전시도 여는 곳으로 복합 문화기업을 지향하고 있다.
톤코하우스는 단편 애니메이션 ‘댐키퍼’를 제작했으며 이를 통해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이 작품으로 ‘안시 국제 애니메이션 페스티벌’ TV부문에서 최고상(크리스탈상)을 받는 등 모두 20여개의 상을 수상했다.
댐키퍼를 3권의 그래픽노블, 동화책 등으로 제작했으며 장편 애니메이션으로 제작하기 위해 ‘아니마 CG 애니메이션 스튜디오’와 함께 손을 잡아 제작을 진행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서울시 청담동에서 ‘톤코하우스 애니메이션展 : 호기심과 상상으로 그린 빛의 세계’ 전시회를 연다. 일본 3개 도시에서 전시회를 진행한 뒤 한국에서는 처음 문을 열었다.
다음은 두 아트 디렉트가 기자간담회에서 나눈 내용을 1문1답 형식으로 재구성한 것이다.
- 픽사에서 일하다가 새로운 스튜디오를 차리게 된 이유는?
콘도 “픽사에서 아트디렉터로 오랫동안 커리어를 쌓았다. 개인적으로 아티스트로 성장하고 싶어서 2014년 픽사를 떠나고 캘리포니아 버클리에서 톤코하우스를 설립했다.”
다이스케 “톤코하우스는 작은 규모이지만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있다. 일본인, 한국인, 캐나다인 등이 있으며 미국 밖에서도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구글과 픽사는 큰 규모의 회사이지만 주로 미국적 애니메이션을 만들고 미국적 스토리를 전달하고 있는 반면 론코하우스는 다양한 문화와 국가에 관심이 있고 다양한 스토리를 전달하고 있다는 것이다.
콘도는 픽사에서 ‘라따뚜이’ ‘월-E’ ‘토이스토리3’ ‘몬스터대학교’를 제작하는 아트디렉터로 일했다. 다이스케는 픽사에서 ‘토이스토리3’, ‘몬스터 대학교’를 제작하는 데 조명 아트디렉터로 일했다.
- 톤코하우스는 어떤 작품을 만드려고 하나?
콘도 “우리가 만들어내는 스토리를 통해 관객들이 주변 세계에 호기심을 지닐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 메시지를 전달하면서 사람들이 주변 세계를 다시 돌아보고 영감을 얻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다이스케 “톤코하우스 전시회에서는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 있는데 이처럼 사람들이 지니고 있는 예술적 가능성을 일깨워줄 수 있는 작품을 선보이고 그런 갤러리 공간도 마련하고 싶다.”
콘도 “비어있는 페이지를 보면 무엇을 그려야할지 몰라서 겁이나기도 한다. 하지만 시험지 종이에 끄트머리에는 낙서를 자유롭게 하는 것처럼 우리는 여백을 제공해서 사람들이 아트를 할 수 있도록 하고 싶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방문한 관객들이 갤러리 안에 마련된 전시공간에서 함께 그림을 그릴 수 있다. 체험을 하면서 함께 커다란 공간에 작품을 만들어나갈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됐다.
▲ 단편 애니메이션 '댐키퍼' 이미지.
- 단편 애니메이션 ‘댐키퍼’는 어떻게 만들게 됐나?
다이스케 “알려지지 않는 영웅에 관한 얘기를 하고 싶었다. 댐키퍼의 주인공 피그는 지역공동체에서 많은 일을 하고 있지만 드러나지 않는다. 그러나 피그가 하는 일은 어둠으로부터 자기 자신과 지역 공동체를 지키는 일이라 매우 중요하다.”
콘도 “동물 캐릭터를 선택해서 작품을 만들었으며 돼지를 선택한 것은 사실 돼지는 깨끗한 동물인데 이미지는 더러운 점에서 착안했다. 여우도 꾀를 부리는 이미지의 동물이라서 오해를 받는 내용으로 나온다.”
콘도는 “톤코하우스 직원들과 함께 ‘톤코하우스 테라피’라는 모임을 통해서 개인적으로 어려운 점, 취약한 점 등을 서로 나누면서 아이디어를 얻는다”며 “이야기하기 불편한 것들을 나누면서 새로운 작품을 만들고 이것들을 가족과 함께 나눌 수 있으면 좋겠다는 취지롤 작품을 만든다”고 말했다.
댐키퍼는 2015년 제87회 아카데미 시상식 단편 애니메이션부문 후보에 올랐으며 ‘안시 국제 애니메이션 페스티벌’ TV부문에서 최고상(크리스탈상)을 받는 등 모두 20여개의 상을 수상했다.
- 학생들에게 예술교육 프로그램을 선보이는 이유는 무엇인가?
콘도 “스토리텔링을 통해서 사람들에게 호기심을 지니도록 하는 것이 가장 큰 목표다. 예술교육을 하는 것과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교육을 통해서 호기심을 만들어내고 세계와 사람을 바라보는 다른 렌즈, 관점을 지닐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그는 한국에서 학교 몇 군데를 방문해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했고 한국문화예술진흥원과 함께 워크숍도 마련했다. 또 연세대학교 학생들과 함께 증강현실(AR) 애플리케이션(앱)을 제작했으며 한국 아티스트들과도 협업한 결과물도 이번 전시회 1층에서 선보인다.
- 한국에서 협업하면서 프로젝트를 하는 소감은?
콘도 “에릭 오는 우리 회사의 애니메이터로 한국인이다. 그를 통해 한국에 깊은 관심과 애정을 지니게 됐다. 에릭 오뿐 아니라 한국에는 아티스트가 많고 문화가 풍부해서 좋다,
다이스케 “구체적으로 사업계획을 다 세워놓지는 않았지만 지금처럼 계속 협업해나가면서 한국에서는 많은 일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이번 전시회는 원화, 스케치, 캐릭터 조형물, 영상 등 140여 점이 전시된다. 5월3일부터 8월 31일까지 서울시 청담동에서 관람할 수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정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