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정현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 대표이사 사장이 올해 사후서비스(A/S)를 놓고 터져 나오는 고객의 불만을 잠재우기 위해 서비스센터와 전문 정비인력을 확충하는 등 고객 서비스부문 강화에 온힘을 쏟는다.
25일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에 따르면 올해 안으로 추가로 서비스센터 7곳을 확충해 모두 37곳의 서비스센터를 확보한다.
▲ 백정현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 대표이사 사장.
재규어랜드로버는 최근 5년 사이 판매량이 3배 가까이 급증하면서 짧은 시간에 외형을 키우는 데 성과를 냈지만 이에 대응할 수 있는 서비스 역량을 갖추지 못해 소비자로부터 불만을 사 왔다.
백 대표는 그동안 재규로랜드로버의 사후서비스를 놓고 불만의 목소리가 높았던 만큼 서비스센터와 전문 정비인력을 확충해 이에 대응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차량 수리를 맡기면 예약 대기시간이 1~3개월에 이르렀던 만큼 서비스센터 수를 늘려 정비 적체상황를 완화하겠다는 것이다.
백 대표는 특히 차량 수리를 받는 워크베이(자동차 1대를 수리하는 데 필요한 공간) 수를 기존 241개에서 345개로 100개 이상 늘려 동시에 점검할 수 있는 차량 대수를 늘리기로 했다.
지난해 수입차시장에서 1위를 차지한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는 전국에 워크베이를 모두 1100여개 둔 것으로 파악된다.
재규어랜드로버는 올해 들어 부산 해운대구 등에 잇따라 서비스센터를 세웠는데 이곳에는 기존 서비스센터보다 2배가량 많은 수의 워크베이를 마련하기도 했다. 기존 서비스센터에서는 10개 안팎으로 워크베이를 두고 있다.
백 대표는 전문 정비인력을 확충하기 위해 직접 신규 인력 양성에 나서기로 했다.
재규어랜드로버는 본사가 운영하는 인재 육성제도 ‘글로벌 어프렌티스 프로그램’을 도입해 자동차학과 학생 등을 대상으로 이론교육과 현장실습 등을 진행하고 우수한 인력을 확보하기로 했다. 또 본사가 마련한 전문 정비인력 기준을 충족할 수 있도록 기존 직원들에게도 정비교육을 지원한다.
고객과 가장 접점이 많은 서비스 담당 직원의 역량 강화를 위해 8주 과정의 교육을 마련했다. 재규어랜드로버는 직원을 업무에 배치하기 전 서비스 교육 프로그램 ‘서비스 어드바이저 어프렌티스’를 실시하기로 했다.
고객의 편의를 높이기 위해 긴급 출동서비스를 제공하는 한편 온라인 정비 예약시스템도 조만간 시행된다.
재규어랜드로버는 24일부터 ‘서비스 모바일’이라는 정비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차량 운행이 불가능한 긴급상황이 발생하면 전문인력이 직접 현장으로 찾아 가 자동차를 정비해주는 서비스다. 재규어랜드로버는 우선 제주를 포함해 전국에 서비스 모바일 차량 26대를 운영하고 추가로 서비스 범위를 넓히기로 했다.
재규어랜드로버는 2001년 한국에 진출했지만 판매실적이 미미해 존재감이 낮았다. 2016년 처음으로 판매량 1만대를 넘어섰는데 늘어난 고객에 대응할 수 있는 서비스 역량을 갖추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지난해 8월에는 랜드로버 브랜드 차량을 구입한 연예인이 전시장을 찾아 난동을 피운 일이 알려졌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해당 연예인의 행위를 문제삼기보다 랜드로버 브랜드의 낮은 서비스 품질을 놓고 소비자 사이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백 대표는 2015년 대표이사 자리에 올라 외형 성장을 견인한 주역이라는 평가를 받는 만큼 서비스 품질을 높여 수입차 시장에서 입지를 다지는 데 더욱 힘쓸 것으로 보인다.
백 대표는 3월28일 서울모터쇼 프레스데이에서 서비스센터 확충 계획을 발표하며 “한국 시장의 중요성이 점점 더 커지고 있는 만큼 서비스 네트워크를 확장하고 서비스 품질을 개선해 고객에 더욱 신뢰받는 브랜드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
백 대표가 대표이사를 맡은 2015년부터 재규어랜드로버는 판매량이 급증했다.
2016년 처음으로 판매량 1만대를 넘어선 데 이어 지난해에는 재규어와 랜드로버 브랜드를 더해 자동차를 모두 1만5473대 팔아 수입차업체 가운데 판매량 기준 4위에 올랐다. 3위인 토요타와 판매량 격차는 불과 1301대에 불과하다.
브랜드 개별 집계로 따지면 랜드로버가 수입차 판매순위에서 6위를 차지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차화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