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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 금감원의 치매보험 압박에 유사암보험에서 경쟁 벌여

이상호 기자 sangho@businesspost.co.kr 2019-04-2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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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사암보험에서 손해보험사들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최고 인기상품이었던 치매보험에 금융감독원의 압박 강도가 높아지자 주력상품 갈아타기 식으로 새로운 대안을 찾은 것이다.
 
보험사, 금감원의 치매보험 압박에 유사암보험에서 경쟁 벌여
▲ 윤석원 금융감독원장이 지난해 9월7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보험사 최고경영자들과 간담회에 참석해 참석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21일 보험업계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유사암보험 진단금이 최근 들어 크게 올랐다.

삼성생명, 삼성화재, 메리츠화재 등 보험사들은 3월 말부터 4월 초 사이에 유사암보험의 진단금 보장한도를 3천만 원 수준까지 높였다. 한화손해보험, 롯데손해보험 등도 유사암 보험금을 올리고 있다.

일부 손해보험사는 일정 조건을 달기는 했지만 파격적 유사암보험 상품을 내놓기도 했다.

DB손해보험은 하루 한정상품으로 유사암 진단비를 5천만 원까지 보장해주는 상품을 선보였다. KB손해보험, 현대해상 등도 30세 이하 고객에 5천만 원까지 유사암 진단비를 보장하는 상품을 내놨다.

유사암은 갑상선암을 비롯해 경계성종양, 기타 피부암 등을 말한다.

일반암과 비교하면 발병률은 높으나 비교적 치료기간이 짧고 완치율도 높기 때문에 유사암보험의 진단금은 보통 일반암 진단금의 10~20% 정도로 책정돼 왔다. 

하지만 최근 유사암보험에서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이제는 보통 3천만 원 수준인 일반암의 진단금 보장선까지 넘어선 것이다.

보험사들의 유사암보험 진단금 확대 경쟁은 암보험, 치매보험시장에서 벌어졌던 경쟁의 연장선상이다. 금감원의 압박을 받을 때마다 주력상품을 갈아타고 있는 것이다.

금감원은 보험사들의 경쟁이 과열되면서 불완전판매 위험이 커진다고 보고 감독 수위를 높여 왔다.

암보험을 놓고는 요양병원비 등 지급문제, 치매보험을 놓고는 경증치매 진단문제 등이 문제로 지적됐다.

유사암보험에서는 불완전판매보다 보험사의 손해율 관리가 문제가 될 가능성이 크다.

상품 경쟁력을 높여 보장 수준을 높인 것이 아니라 당장 눈앞의 실적을 높이기 위해 경쟁적으로 진단금 보장을 높인 것이기 때문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검진 기술 발달로 유사암 발병률이 높아진 데다가 병원에서도 유사암 진단은 비교적 쉽게 내리는 편”이라며 “보험사 쪽에서 보면 모두 손해율 증가요인”이라고 말했다.

국내 보험업계는 금감원의 압박에도 고령자 관련 보험상품에 매달릴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여있다.

전체적으로 국내 보험산업이 어려움에 빠진 와중에도 고령화가 심해지면서 암, 치매 등 고령자 관련 보험상품의 수요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보험사들로서는 전체 시장 크기가 작아지는 와중에 고령자 보험이 그나마 실적 돌파구가 될 수 있어 경쟁이 심해질 수밖에 없는 셈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고령화로 고령자 보험이 많아진 것도 맞지만 젊은 세대의 보험 가입률 자체가 높지 않은 것도 사실”이라며 “각종 의료검사 기술의 발달로 암, 치매 등 진단사례가 늘면서 관련 보험에 관심이 높아진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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