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마블이 넥슨 인수를 통해 사업구조를 개선할 기회를 엿보고 있는데 매각절차가 계속해서 미뤄지고 있어 애가 탈 것으로 보인다.
16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넷마블은 주로 외부 지식재산권을 활용해 게임을 제작하고 배급하는 사업구조 때문에 영업이익률이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김민정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블레이드&소울 레볼루션’ 지식재산권 수수료 지급에 따라 지급수수료율이 증가하고 52시간 근무제 시행으로 인건비가 지속 상승해 1분기 영업이익률은 2018년 1분기보다 5.9%포인트 하락한 8.7%를 보였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1분기 영업이익률이 10%대에도 미치지 못할 것으로 추정된 것인데 ‘3N’으로 함께 묶이는 넥슨과 엔씨소프트 등은 영업이익률이 30%를 웃돈다.
구글 플레이스토어 매출 2위에 올라 있는 블레이드&소울 레볼루션부터 ‘리니지2 레볼루션’, ‘마블퓨처파이트’ 등까지 넷마블은 엔씨소프트와 마블 등의 지식재산권을 활용해 게임을 제작했다.
2분기 기대작으로 꼽히는 ‘BTS월드’와 ‘일곱 개의 대죄’ 등도 각각 빅히트엔터테인먼트와 일본 애니메이션의 지식재산권을 사용한다.
넷마블은 넥슨 인수전 초기부터 참여할 뜻을 감추지 않았는데
방준혁 넷마블 이사회 의장이 넥슨의 지식재산권을 활용해 넷마블의 사업구조를 개선하려는 의도가 깔린 것으로 분석됐다.
넥슨은 ‘바람의나라’와 ‘마비노기’, ‘메이플스토리’, ‘카트라이더’, ‘크레이지아케이드BnB’, ‘던전앤파이터’ 등 유명 지식재산권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
권영식 넷마블 대표이사는 2월 콘퍼런스콜에서 “넥슨이 보유하고 있는 지식재산권과 개발역량을 높게 평가한다”며 “넷마블의 모바일사업 능력, 다국적 배급역량과 넥슨이 결합하면 좋은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넥슨을 인수하면 PC온라인게임부문을 단번에 강화하고 영업이익률을 끌어올릴 수도 있다. 모바일게임 배급사는 구글과 애플 등 플랫폼 기업에 유통 수수료 30%를 지급한다.
다만 넥슨 매각절차가 차일피일 미뤄져 넷마블로서는 답답함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넷마블은 적격 인수후보에 들지 못해 기업실사와 인수조건 협상 등에 참여하지 못하고 있다.
넥슨 인수를 위한 본입찰은 애초 4월 초 진행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4월 중순으로 미뤄진 뒤 또 다시 4월 말 혹은 5월 초로 연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로서 넷마블이 넥슨 인수에 참여할 길은 중국 텐센트 등과 손을 잡는 것이다. 하지만 넥슨 인수가격이 치솟으면서 텐센트 등 주요 인수후보자들의 저울질이 길어지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넷마블은 텐센트, MBK파트너스 등과 컨소시엄을 꾸릴 것으로 알려졌는데 텐센트는 넥슨 인수에 소극적 태도를 보인다는 말이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
막대한 자금력을 지닌 텐센트가 넥슨 인수전에서 발을 뺀다면 넷마블이 넥슨 인수에 성공할 방안을 찾기 어려울 수도 있다.
넥슨을 인수하는 데 필요한 자금은 최대 17조 원까지 치솟을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되지만 넷마블이 동원 가능한 자금력은 2조 원 수준에 그친다.
넷마블 관계자는 넥슨 인수와 관련해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재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