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이 '현대힘스'와 '현대중공업터보기계' 등 조선기자재 자회사를 모두 매각했다.
현대중공업은 현대힘스를 새마을금고중앙회 등 금융기관이 참여하는 컨소시엄 '허큘리스홀딩스'에, 현대중공업터보기계를 금융 컨소시엄인 '팍스톤매니지먼트'에 각각 매각했다고 15일 밝혔다.
▲ 권오갑 현대중공업지주 부회장이 3월8일 오후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에서 열린 대우조선해양 민영화 본계약 체결식에서 기자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
현대힘스는 1300억 원, 현대중공업터보기계는 800억 원의 기업가치를 지닌 것으로 평가받았다.
현대중공업은 이번 매각을 통해 지역 협력업체들의 불안을 가라앉힐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동안 대우조선해양 협력업체들은 현대중공업이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고 나면 계열사를 통해 기존 물량까지 가져갈 수 있다는 점을 걱정해왔다.
이에 대해 현대중공업그룹은 3월8일 산업은행과 대우조선해양 인수 본계약을 체결하며 공동발표문에서 "조선사와 협력사 사이의 상생을 통한 동반성장을 목표로 우리 조선산업의 생태계를 더 건강하고 효율적으로 만드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약속하기도 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이런 노력의 일환으로 그동안 수입에 의존해 왔던 조선기자재를 100% 국산화할 수 있도록 협력업체에 기술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이를 통해 협력업체들이 '기술력 확보 → 기자재 100% 국산화 → 더 많은 일감확보'라는 선순환 고리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그 동안 기자재 자회사와 함께 성장하는 것에 주력해 왔는데 이번 기자재 자회사 매각을 통해 경쟁력을 갖춘 더 많은 협력업체와의 동반성장을 도모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힘스는 2008년 6월 현대중공업 자회사로 설립된 선박기자재 및 부품 공급 전문회사다. 특히 기자재 가운데 선박블록을 주로 제작해 현대중공업그룹의 조선3사에 납품하며 지난해 매출 1846억 원을 올렸다.
현대중공업터보기계는 산업용 펌프 및 압축기, 스팀터빈 등 대형 플랜트에 들어가는 기자재를 주로 생산한다. 2016년 4월 현대중공업으로부터 분사했으며 지난해 매출 720억 원을 냈다. [비즈니스포스트 고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