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NH농협생명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홍 사장은 중장기적 관점에서 안정적으로 수익을 낼 수 있도록 NH농협생명의 자산 포트폴리오를 조정하고 있다.
NH농협생명 관계자는 “수익률 변동성이 높은 주식자산 비중을 줄이고 보험계약대출 등 금리부자산과 채권 비중을 높여갈 것”이라고 말했다.
NH농협생명이 지난해 환율 변동에 따른 외화자산 위험 회피비용 증가와 주식형 자산 투자손실 등으로 2437억 원가량의 비경상적 투자손실을 낸 만큼 홍 사장은 자산 포트폴리오를 변경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홍 사장이 자산 포트폴리오를 조정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은 자산운용의 중요성이 상대적으로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보험사 수익원천은 보험영업을 통해 발생하는 보험영업이익과 자산운용 성과에 따른 투자이익으로 나뉜다.
국내 보험시장 포화상태에 접어들고 있으며 새 국제회계기준(IFRS17)에 대비하기 위해 보장성보험 중심으로 체질 변화를 진행하고 있는 만큼 보험영업이익을 늘리는 것은 쉽지 않다.
NH농협생명보험은 자산 규모가 크기 때문에 자산 포트폴리오 조정 등을 통해 운용자산 수익률을 높인다면 투자이익 증가를 통해 실적 개선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NH농협생명의 자산 규모는 2018년 말 기준 64조6772억 원에 이른다. 삼성생명(262조2304억 원), 한화생명(114조3024억 원), 교보생명(101조4882억 원)에 이은 4위다.
그러나 자산 규모에 비해 자산운용을 통한 투자이익은 생명보험업계에서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다.
NH농협생명의 2018년 말 기준 자산운용 이익률은 2.63%로 2017년보다 0.53%포인트 낮아졌다. 생명보험업계 평균인 3.6%보다 낮은 수준인 만큼 자산운용 이익률을 끌어올릴 필요가 절실하다.
홍 사장은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NH농협생명 자산이 64조 원인데 만기보유증권을 빼면 실제로 매도 가능하고 운용 가능한 자산은 12조 원가량이다”라며 “중장기적으로 자산배분을 조금씩 바꿔 올해 자산운용 이익률을 3%대 이상으로 끌어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구체적 목표치까지 제시하며 자산운용 역량 강화에 강한 의지를 보였다.
새 자산운용 지침을 마련하는 데도 공을 들이고 있다.
홍 사장은 2017년 NH농협금융지주의 투자 가이드라인인 ‘자산관리(WM) 하우스뷰 플랫폼’을 만드는데 주도적 역할을 했다. 이러한 경험 때문에 NH농협생명의 자산운용 지침을 마련하는 과정에서도 재무 전문가로서 역량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NH농협생명 관계자는 “2월부터 보험 계리 전문업체인 밀리만(Milliman)으로부터 체질 개선을 위한 컨설팅을 받고 있다”며 “컨설팅 결과가 나오면 그 결과를 바탕으로 새 자산운용 지침을 수립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고두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