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사장이 주주와 시장은 물론 사회적 시선까지 염두에 두고 오너 일가를 대표해 신뢰회복을 추진해야 하는 과제를 안은 셈이다.
2019년이 대한항공 창립 50주년을 맞은 해인 만큼 조 회장이 이미지 회복의 기회로 삼을 수 있다. 조 회장의 연임 실패로 ‘오너 리스크’를 둘러싼 논란이 어느 정도 해소된 점도 조 사장에게는 긍정적 환경이다.
올해 서울에서 열리는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연차총회도 조 사장이 대한항공의 이미지 쇄신을 꾀하는 데 기반이 될 수 있다. 국제항공운송협회 연차총회가 한국에서 열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연차총회의 서울 개최가 결정된 것에는 대한항공의 역할이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조 사장은 최근 들어 내부 직원들을 독려하는 데 적극으로 나서고 있다.
조 사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대한항공이 50년 동안 쉽지 않은 도전을 이어올 수 있었던 것은 함께 그 길을 걸어온 임직원들 덕분”이라며 “대한항공은 새로운 100년을 임직원들에게 보답하는 자세로 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항공을 둘러싼 곱지 않은 시선을 고려해 50주년 기념식에서 장기근속직원들을 표창하는 행사를 내부적으로 진행하기도 했다.
조 사장이 조 회장 일가의 ‘갑횡포(갑질)’ 논란에서 한 발짝 물러서 있다는 점 역시 조 사장이 대한항공 경영에서 신뢰회복의 발판으로 삼을 수 있다.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의 필리핀 가사도우미 갑횡포 의혹,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땅콩회항과 자녀 학대 의혹,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의 물컵 갑질 의혹 등이 제기되는 동안 조 사장의 도덕적 흠결은 상대적으로 부각된 것이 별로 없다.
다만 인하대학교 부정 편입학과 관련된 의혹이 아직 말끔히 해소되지 않은 점은 조 사장에게 부담으로 남아 있다. 인하대학교 총동문회는 27일 성명서를 내고 조 사장을 총동문회에서 제명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휘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