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질유 분해설비는 현대오일뱅크 석유화학사업의 핵심 프로젝트이자 강 사장이 추진하는 사업 다각화에서도 주요한 사업이다.
현대케미칼이 건설하려는 중질유 분해설비는 원유 정제 과정에서 생산되는 중질유나 부생가스 등을 활용해 폴리에틸렌 75만 톤, 폴리프로필렌 40만 톤을 생산하게 된다.
현대오일뱅크는 이 설비를 통해 6천억 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기대하고 있다.
현대오일뱅크가 지난해 거둔 영업이익이 6610억 원임을 감안하면 이 사업은 단순히 정유부문의 비중을 낮추는 사업 다각화를 넘어 현대오일뱅크가 종합석유화학회사로 거듭나는 길이기도 하다.
강 사장은 1차 증자를 무리없이 마쳐 가볍게 첫걸음을 뗐다.
강 사장은 21일 열린 현대오일뱅크 주주총회에서 현대케미칼에 3월 증자하기로 한 1500억 원을 모두 납입했다고 밝혔다.
2월 현대오일뱅크와 롯데케미칼은 현대케미칼에 3월, 7월, 10월 3차례에 걸쳐 모두 7400억 원을 출자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현대오일뱅크의 부담금은 4440억 원으로 7월 1140억 원, 10월 1800억 원을 추가로 납입하게 된다.
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앞으로 남은 두 차례의 자금 납입계획도 이미 마련됐다”며 “계획대로 2019년 하반기에 중질유 분해설비 공사를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 사장은 또 다른 합작회사인 현대OCI의 성장세를 지속하는 데도 힘을 쓰고 있다.
현대OCI는 현대오일뱅크와 OCI가 51:49로 합작해 설립한 회사로 탄소 계통의 무기화합물을 만든다. 주력제품은 카본블랙으로 타이어 등 고무제품의 강화제나 잉크, 페인트 등의 원료로 쓰이는 화학제품이다.
현대OCI는 올해 안에 카본블랙공장의 생산량을 연 10만 톤에서 15만 톤으로 늘리는 증설이 완료된다. 이 공장은 단일 공장으로 글로벌 최대 규모의 카본블랙 생산공장인데 강 사장은 생산량을 더욱 늘려 실적 성장세를 이어가겠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보인다.
현대OCI는 2016년 영업적자를 보며 사업을 시작했지만 2017년 영업이익 30억 원, 2018년 영업이익 148억 원을 냈다. 대규모 장치산업임에도 사업이 빠르게 안착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강 사장은 사업 다각화를 과제로 안고 있는데 합작회사를 통한 사업이 순조롭게 추진되고 있어 어깨가 가벼울 것으로 보인다.
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합작회사를 활용한 다각화 전략을 통해 새 사업들을 안정적으로 진행할 수 있게 됐다”며 “앞으로도 현대오일뱅크의 역량이 충분하다고 판단되는 사업은 독자적으로 진행하겠지만 그렇지 않은 사업을 진행할 기회가 온다면 추가 합작회사 설립도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강용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