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기가 신사업으로 키우고 있는 PLP(패널레벨패키징) 반도체기판사업을 삼성전자에 넘길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됐다.
이재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19일 "삼성전기는 올해 PLP사업에서 영업손실 1천억 원가량을 볼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전기는 2016년부터 PLP기판 신사업 진출을 결정한 뒤 별도 사업팀을 꾸리고 약 6천억 원의 생산투자를 벌이며 사업 육성에 주력해왔다.
PLP기판은 주로 스마트폰 등 모바일기기의 프로세서에 사용되는 반도체기판으로 기존의 웨이퍼(반도체 원판) 기반 반도체기판과 비교해 생산원가를 절감할 수 있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출시한 스마트워치 '갤럭시워치'에 삼성전기의 PLP기판이 처음으로 적용됐다.
하지만 PLP사업이 아직 초기 단계이고 삼성전자를 제외한 대외 고객사 확보도 늦어지고 있어 삼성전기가 아직 부진한 실적을 보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 연구원은 삼성전기가 PLP기판 공급 분야를 스마트폰용 프로세서로 다변화하기 위해 1조 원 이상의 생산투자가 필요한 점도 부담을 키우고 있다고 바라봤다.
삼성전기가 아직 PLP사업에서 대규모 영업손실을 보는 상황인데 추가로 공격적 투자를 진행하기는 어려울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 연구원은 삼성전기가 결국 PLP사업을 삼성전자에 이관할 가능성이 높다고 바라봤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관련된 사업 분야에 시설투자를 확대할 여력이 충분하고 최근 들어 프로세서를 포함한 시스템반도체사업 육성에도 적극적으로 힘을 싣고 있기 대문이다.
이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PLP 기술을 확보한다면 시스템반도체사업에서 경쟁력을 키울 수 있을 것"이라며 "삼성전기도 영업손실 규모를 줄일 수 있다"고 바라봤다.
다만 이 연구원은 삼성전기가 PLP사업을 삼성전자에 이관한다면 새 성장동력 확보 기회를 놓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삼성전기는 2019년 연결기준으로 매출 8조4680억 원, 영업이익 9460억 원을 볼 것으로 추정됐다. 2018년과 비교해 매출은 3% 늘지만 영업이익은 7% 줄어드는 수치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