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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붙은 시내면세점 입찰경쟁, 정말 '황금알 거위'일까

김수정 기자 hallow21@businesspost.co.kr 2015-04-24 14:2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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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들의 시내면세점 입찰경쟁이 과열양상을 보이고 있다.

롯데면세점과 신라면세점 등 기존 양강은 물론이고 신세계와 한화갤러리아 등 내로라하는 유통기업들도 사활을 걸고 뛰어들고 있다.

면세점사업은 정말 '황금알을 낳는 거위'일까?

◆ 엔저 영향, 중국인 발길 일본으로

24일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오는 30일부터 5월4일까지 노동절 연휴 때 한국을 찾는 중국관광객은 10만여 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 늘어난 수치다.

  불붙은 시내면세점 입찰경쟁, 정말 '황금알 거위'일까  
▲ 황용득 한화갤러리아 대표
하지만 이런 수치에 함정도 있다. 중국 관광객은 최근 3년 동안 가파르게 증가했다. 2011년 이후 약 3년 동안 한국을 찾은 중국 관광객이 급증한 배경에 동일본 대지진과 중일관계 악화가 크게 작용했다.

이런 중국 관광객 증가 추세가 최근 들어 한풀 꺾이는 모습이다. 엔화약세가 이어지면서 중국인들의 발길이 점차 일본으로 향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일본을 방문한 중국인 관광객은 2013년보다 83.3%나 증가했다. 올해 1~2월 방일 중국 관광객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9.2%나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국내 면세점시장이 급속도로 성장한 것은 중국 관광객이 급증한 덕분이다. 중국 관광객 의존도가 워낙 높은 만큼 이들이 이탈할 경우 면세점사업도 지금처럼 승승장구하기 어려울 수 있다.

중국인 다음으로 면세점의 '큰손'인 일본인 관광객들이 줄고 있는 점도 우려를 낳는 대목이다.

원화 대비 엔화는 24일 기준 100엔당 900원 선이 위협받을 정도로 떨어졌다. 엔저현상이 장기화하면서 일본을 찾는 한국관광객은 느는 반면 한국을 찾는 일본 관광객의 발길은 뜸해지고 있다.

◆ 입지선정과 규모 싸움, 수익성 악화 우려

오는 7월 서울 시내면세점 사업자 선정을 앞두고 대기업들이 속속 참여를 선언하고 있다. 서울 시내면세점은 3곳을 추가로 선정하는데 이 가운데 2곳이 대기업 몫이다. 입찰은 6월1일 진행된다.

한화갤러리아는 23일 서울 여의도 63빌딩을 서울 시내면세점 후보지로 확정하고 입찰에 참여한다고 밝혔다.

한화갤러리아는 “9,900㎡ 규모의 면세점과 쇼핑, 엔터테인먼트, 식음료 시설을 연계해 63빌딩을 아시아 최고의 문화쇼핑센터로 거듭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화갤러리아 외에도 신세계그룹, 현대산업개발과 호텔신라 합작법인, 롯데그룹, 현대백화점 등이 이미 시내면세점 입찰경쟁에 출사표를 던졌다.

  불붙은 시내면세점 입찰경쟁, 정말 '황금알 거위'일까  
▲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신세계그룹은 지난 21일 별도 자회사를 설립해 면세점사업을 그룹의 전략사업으로 육성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대기업들의 시내면세점 입찰경쟁은 현재 3대1의 경쟁률을 나타내고 있다. 6곳 가운데 4곳은 헛물만 들이키게 된다.

면세점사업의 성패를 가르는 최대의 관건은 입지선정과 규모다. 목 좋고 매장이 클수록 사업의 성공 가능성도 높다. 대기업들이 입지선정을 놓고 치열한 눈치작전을 펴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입지가 좋고 규모가 커지면 수익성은 그만큼 떨어질 수 있다.
 
인천공항 면세점 운영권을 따낸 롯데면세점만 해도 향후 5년 동안 3조6천억 원을 내야 한다. 롯데면세점은 인천공항공사에 매년 7천억 원의 임대료를 부담해야 한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면세점의 경우 지난해 인천공항 면세점 매출이 1조320억 원 수준이지만 판매물건의 원가와 제반 비용을 빼면 순이익은 그리 신통치 않은 편”이라고 말했다. 이런 사정은 신라면세점도 마찬가지다.

서울 시내면세점은 인천공항 만큼 임대료 부담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물론 기존 백화점 등 유통망을 갖고 있는 경우 이른바 ‘샤워효과’도 노릴 수 있다. 백화점이나 대형마트 등 오프라인 매출이 갈수록 줄고 있는 상황이어서 면세점이 주변 매장의 매출상승을 이끌어낼 수 있다는 것이다.

유통대기업들의 시내면세점 진출은 증권가에서 호재로 여겨진다. 신세계의 주가는 이달 들어서만 주가가 31.8%나 올랐다. 특히 신세계가 100% 자회사를 통해 시내면세점 사업을 추진할 것이란 소식이 알려진 21일과 다음날 이틀 동안에만 주가가 15.6%나 치솟았다.

하지만 면세점사업 진출 소식만으로 주가가 뛰는 데 대해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우려를 표시한다.

증권업계의 한 전문가는 “면세점사업은 투자비도 크고 수익성에도 변수가 많다”며 “개별기업마다 특장점이 다르고 도전장을 내민다고 사업권을 따내는 것도 아닌 만큼 지나친 과열경쟁이나 기대감은 금물”이라고 지적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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