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원 SKC 회장이 또 자본잠식 상태인 SK텔레시스에 자금을 투입했다.
SK텔레시스의 유상증자에 모기업인 SKC뿐 아니라 최 회장도 개인적으로 참여한다.
최 회장은 최근 SKC 대표이사에서 물러났는데 SK텔레시스 사업을 놓고 빚어진 갈등이 작용했다는 관측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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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신원 SKC 회장 |
최 회장의 기대대로 SK텔레시스는 회생할 수 있을까?
23일 SK그룹에 따르면 SK텔레시스는 오는 6월 881억300만 원의 유상증자를 실시하는데 SKC가 700억 원을 대고 최신원 회장도 41억8500만 원을 출자하기로 했다.
유상증가 끝나면 SK텔레시스에 대한 SKC의 지분은 50.64%에서 69.64%로 늘어난다.
최 회장의 지분도 4.16%로 높아진다. 최 회장은 지난 16일 SK텔레시스 지분 1300만 주(65억 원 상당)를 SK텔레시스에 증여하면서 지분율이 3.03%까지 낮아진 상태였다. 최 회장은 지난해만 해도 SK텔레시스 지분 39.27%를 보유하고 있었다.
최 회장은 처음 SK텔레시스가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것이라고 믿었지만 결국 혹 같은 존재가 되고 말았다. 최 회장은 그동안 SK텔레시스에 계속 자금을 수혈해 왔다.
SK텔레시스가 2012년 실시했던 340억 원 가량의 유상증자 때도 최 회장이 155억 원, SKC가 185억 원을 출자했다. 최 회장은 지난해에도 2천만 주를 SK텔레시스에 증여했다.
SK텔레시스는 휴대폰 단말기사업의 손실이 누적돼 자본잠식에 빠져 있다. SK텔레시스는 지난해 126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SK텔레시스는 2012년 290억 원, 2013년 279억 원, 2014년 389억 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최 회장은 지난 3월 SKC 대표이사와 등기임원에서 물러났다. 당시 SK그룹은 조대식 SK 사장을 SKC 이사회에 의장 자격으로 합류하도록 했다. 현재 정기봉 사장과 조대식 의장이 SKC 경영을 책임지고 있으며 SK텔레시스의 경영정상화도 SKC의 주도로 진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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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승윤 SK텔레시스 사장 |
SK텔레시스는 경영정상화에 박차를 가하기 위해 지난 3월 이사회에서 안승윤 전 SK브로드밴드 사장을 신임사장으로 선임했다. 안 사장은 SK텔레콤에서 인터넷사업본부장 콘텐츠사업본부장 등을 거친 정보기술 분야 전문가다.
SKC는 SK텔레시스가 2018년 완전자본잠식 상태에서 벗어날 것으로 전망한다. SKC는 최근 열린 기업설명회에서 "SK텔레시스의 성장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며 2018년 완전자본잠식이 해소될 것"이라고 밝혔다.
SK텔레시스는 이번에 증자로 마련한 돈 가운데 400억 원은 재무구조 개선에 쓰고 300억 원은 반도체사업에 투자하기로 했다. SK텔레시스는 앞으로 반도체사업을 강화하는 쪽으로 사업구조를 개편하기로 했다.
박재철 KB투자증권 연구원은 "SK텔레시스는 기존 통신장비 이외에도 반도체와 에너지 분야로 사업영역을 확대할 예정"이라며 "관계사인 SK하이닉스와 시너지도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윤경 기자]